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분양임박⋯‘공동묘지뷰’ 논란
상태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분양임박⋯‘공동묘지뷰’ 논란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1.10.07 17:02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0M 인근 단지보다 큰 공동묘지⋯“아이들 매일 보여줘야 하다니...귀곡산장?”
현대건설이 분양을 앞두고 있는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아파트로 부터 500m 주변에 위치한 문제의 공동묘지 전경. 사진=별바라기 TV 캡처
현대건설이 분양을 앞두고 있는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아파트로 부터 500m 주변에 위치한 문제의 공동묘지 전경. 사진=별바라기 TV 캡처

[시사주간=이한솔 기자이달 중 현대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왕산리 일대에 ‘힐스테이트 몬테로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힐스테이트’ 브랜드파워로 분양공고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근에 단지보다 큰 규모의 묘지가 있어 이른바 ‘공동묘지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열약한 교통편 등 시설 인프라도 우려에 한 몫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달 중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왕산리 산 25번지 일원’에 힐스테이트 몬테로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총 3개 블록으로 지하4층~지상 최고 29층, 40개동으로 구성된다. 블록별로 살펴보면 △1블록 1043세대 △2블록 1318세대 △3블록 1370세대로 총 3731세대가 조성된다. 전용면적은 59~185m²로 구성된다.

부동산 입지로 따져봤을 때 몬테로이는 배산임수의 특징을 띄고 있다. 모현(왕산) 도시개발사업 구역 안에 조성돼있어 높은 미래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2020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2위를 기록했다.

도시개발사업이란 주거·상업·산업·유통·정보통신·생태·문화·보건·복지 등 기능이 있는 단지·시가지 조성 사업을 말한다. 택지지구개발사업과 달리 민간사업자·지자체가 개발을 주도하는 만큼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청약 비규제지역은 △분양권 전매제한 6개월 △취득세 중과 미적용 △거주의무기간 미적용 △처분 조건부 중도금 재출 미적용 △중도금 전액 대출 가능 △추첨제 60~100% 등 조항이 있다.

사진=현대건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풍부한 생활인프라 조성으로 편리한 주거환경과 높은 미래가치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교통망이 신설될 예정이며 태전·고산지구와 생활권을 공유하고 새골산 등 녹지를 품은 ‘힐링단지’의 파노라마 조망권이 일부세대에게 펼쳐진다고 설명했다.

시공능력평가 2위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파워와 3700여 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 조성에 따라 분양 전부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 녹지 파노라마뷰, 알고 봤더니 ‘공동묘지뷰’⋯“귀곡산장, 매일 보고 살아야 하나?”

몬테로이가 야심차게 외친 ‘녹지’에는 묘지도 포함돼 있었다.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부각되는 몬테로이라는 말도 나온다. 인근에는 몬테로이 단지보다 큰 규모의 공동묘지·묘원 등이 구성돼 있었다. 왕산공동묘지와 한남공원묘원·광주공원묘원이 위치해 있다.

주용남 도시와 경제 소장은 “묘지 전체면적은 묘현왕산산업지구보다 크다. 산에 봉분 몇 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업지구보다 더 큰 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구도상으로 봤을 때 1블록과 3블록에서 묘지가 보이는 세대가 많아질 것이다. 근처 공장과 창고가 밀집돼 있는데 이런 부분은 상품가치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 대규모 묘지가 있는 만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탓에 분양받기가 우려된다는 말들도 나온다. 성장기 한참 예민한 어린 자녀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입주를 고민하고 있는 A씨(30세)는 “자녀들에게 매일같이 묘지를 보여줘야 하는가 생각에 고민 된다”며 “무서운 것에 예민한 어린나이인데 귀곡 산장을 떠올릴 듯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선호시설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벌초 시즌이나 명절 전후로 대규모묘지일대 대로변은 성묘객들 차량으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라며 “파노라마 뷰가 아닌 묘지를 조망할 수 있는 이른바 그레이브뷰가 펼쳐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에 기자 신분을 밝히고 취재한 결과, 부동산 관계자는 “3블록 단지와 묘지와의 직선거리는 대략 500미터정도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건설 측은 공지를 통해 공개할 방침인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규모가 워낙 큰 묘지다보니까 보려고 하면 보이는 것이지 바로 앞에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르면 공고는 다음 주면 나올 예정이며 유의사항으로 명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세대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고 일부세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영향을 받는 세대에 대한 특별한 추가적 조항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현대건설
사진=현대건설

 

◇ 경기광주역까지 버스 30분⋯“경기광주 권역으로 한데 묶는 것, 어폐 있어”

그레이브뷰 말고도 취약한 입지조건에 대한 우려는 더 있다. 현대건설 측에 따르면 몬테로이는 고산IC, 태전 분기점(JC)을 이용해 광주 태전지구를 비롯한 판교·분당신도시 진입이 편하고, 자차 10분 거리에 위치한 경강선 경기광주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2024년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공사중이고 ‘안성-구리’구간은 2022년 말 개통이 목표다. 이 도로가 개통될 경우 오포IC·모현IC에 진입할 수 있어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업계는 단지와 오포·모현IC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4km정도로 직접적인 호재는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신규 사업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던 경강선 연장도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미반영 되면서 서울 접근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대건설 측은 인근에 경강선 경기광주역이 위치해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버스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용남 소장은 “버스로 30분이 소요되는 거리가 경기광주와 같은 생활권으로 묶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주용남 소장은 단지 근처에 이렇다할만한 상업시설 인프라가 없다고 평가했다. 용인시 도시기본계획에 호곡 모현 일대를 ‘문화관광밸리’로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으나 전혀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소장은 “시설이라 한다면 외국어대학교 앞에 5일장이 열리고, 모현농협하나로마트 본점이 있으며 모현도서관이 있다”고 말했다.

철도선 연장의 경우 사업으로 선정이 되더라도 타당성조사와 계획수립, 설계 등 행정적 절차로 최소 10~20년은 소요된다. 문제는 가장 첫 번째 단추를 꿸 수 있는 신규 사업으로도 채택되지 않은 만큼 철도선 연장 현실화는 얼마나 걸릴지 예단할 수 없는 노릇이다.

대규모 단지인 만큼 단지 내 시설이 출중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시점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 소장의 설명이다. 주 소장은 “전철망도 없고 편의시설도 없고,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없어 입지평가점수를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규모 단지니까 입주 이후에 지하철역이나 마을버스 등은 차차 생기게 될 것이다”며 “단지 외 시설도 입주 이후부터 (수요에 따라)천천히 생길 것이다. 분양가가 공지 될 텐데, 이 모든 사항들이 다 반영돼 공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와 경제’는 인근에서 특전사 공중강하 훈련 모습도 볼 수 있어 ‘낙하산 뷰’도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주 소장은 “2016년 특전사 훈련 중에 오포면에 총기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오포면 주민들에게 안내문을 배포하면서 총기 분실 사고가 있었다. 타 지역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특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1mm글씨로 설명해 소비자기만 시정 받은 현대건설 “분양 공고 때 안내할 것”

현대건설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분양절차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분양 전이다. 입주자 모집공고 할 때 주변 인프라를 반영해 안내하도록 돼 있다. 묘지도 판단 요소 중 하나다”라며 “그것을 보고 예비청약자들이 판단해서 청약을 넣는 절차를 밟게 된다. 설명 없이 분양을 진행했다면 속이고 진행하는 거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인프라를 판단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변 시설과 묘지뷰, 교통편에 대한 지적이 쇄도하는 만큼 시공사 입장에서 불리한 조항을 비교적 작은 글씨로 명시하거나 어렵게 꼬아놓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지난 2007년 인천 논현 힐스테이트 분양과정에서 모델하우스 창문 크기와 실제 창문이 다를 수 있다는 내용을 작게 표시해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잘 알아볼 수 없도록 분양광고 한 현대건설에 시정명령을 의결한 바 있다”며 “현대건설은 인천 논현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1mm 크기의 글씨 표기 등으로 표시·광고해 일부 세대의 소비자를 기만한 바 있다”고 말했다.

주용남 소장은 “고양시에서 단지 인근에 묘지가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공지하지 않아 소송이 진행된 바 있다”며 “대법원은 분양대행사에서 묘지를 적극적으로 고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소극적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고 자체에 모든 글씨가 작다. 일부러 작게 넣는 것이 아니라 공고 안에 많은 정보를 넣다보니 작게 써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SW

lhs@economicpost.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