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謝過)와 사과(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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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謝過)와 사과(Apple)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1.10.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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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사진=pixabay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꼭 소리를 낸 음성으로만 소통을 하는 건 아니죠. ‘눈으로 말해요’라는 노래가 있듯 표정으로도 충분히 감정표현이 가능하고, 또 다른 사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마음속 의사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머리를 싹둑 자르거나 아예 박박 밀어버릴 경우 단호한 결심을 한 거죠. 상대가 외상을 입지는 않지만 표는 나게 하려고 미워하는 사람에게 분노의 시그널로 계란을 던지고요.

시험 보는 사람에게 절대 미역을 주진 않죠. 잘 붙는 엿이 딱~입니다. 미끌미끌한 미역은 임신부에게 순산을 바라는 선물로 적합합니다.

지난 2018년 우리 대통령은 북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상당량의 귤을 인도적 차원에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왜 다른 과일이 아니고 귤일까 하고 당시 언론들은 여러 추측을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귤 하면 제주도이고, 제주도는 우리 한반도를 말할 때 ‘백두에서 한라까지’에서 알 수 있듯 남한을 뜻하는 거라 했습니다. 곧 북의 최고지도자를 남한으로 초대한다는 그런 상징이었죠. 정부서도 그 함의를 굳이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제가 지도한 대학원 여제자가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제게 ‘사과’를 불쑥 내민 적이 있었습니다. 이내 알아차린 저는 잠깐 멈칫하다가 받았고 다른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습니다. 그 대학원생이 제게 약속 하나를 어겼는데, '이렇게 사과를 드리니 노여움을 풀라'라는 거였고, 저도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치권에 때 아닌 사과논쟁이 한창입니다. 사과(謝過)와 사과(Apple) 문제입니다.

사과 얘기 발화점은 건너뛰고요. 요즘 최고 핫한 인사가 한 말이 국민들 동의 얻기 힘드니 사과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 하는 내외의 지적이 있었구요, 당사자는 받아들이겠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가 있고, 뒤늦게 그걸 깨달아 잘못을 인정하고 마음 상한 사람들에게 과오를 빌면 대개 용서를 받게 되는 터이어서 그렇게 일단락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가족이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사람들이 보는 소셜미디어에 올려서 큰 문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비유가 보는 사람들을 모욕케 했으며, 이전의 사과도 진정성이 의심 받는다는 거였습니다.

질 낮고 악의적인 센스이지 유쾌한 풍자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소동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입니다.

“사과 같은 내 얼굴 예쁘기도 하지요. 눈도 반짝 코도 반짝, 입도 반짝~~♬”

많이 먹으면 미인이 된다는 빼어난 과일 사과, 과일의 대명사처럼 느껴지죠. 우리나라에서 감 다음으로 많이 재배하고 있고, 차례상이나 제사상에도 꼭 올리는 중요한 과일인 사과가 곤욕을 치르고 있군요.

인류를 움직인 네 개의 사과, 아시죠? 선악과로 불리는 이브의 사과,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 사과를 아들의 머리에 올려놓고 과녁으로 삼아 활을 쏜 빌헬름 텔의 설화, 사과에게 말을 시켰고 피카소를 있게 했다는 세잔의 사과가 있는가 하면 스마트 IT기기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의 사과를 추가로 들기도 합니다.

사과는 이렇듯 인류의 역사에 지엄하게 등장하는 특별한 과일이지 결코 가벼운 농담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코미디작가인 전 아재개그를 하나 하겠습니다. 사과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ㅋㅋ 댈 때 그 이름이 뭘까요?..................................

“풋사과”입니다.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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