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명품 플렉스, 이제 온라인이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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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명품 플렉스, 이제 온라인이 주도한다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1.11.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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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소비층인 MZ 세대 중심 온라인 명품 시장 ‘활발’
백화점보다 저렴하고 편리하지만, 가품 위험도 존재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명품은 백화점에서 사야 한다는 편견이 깨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유통 분야에 침투했지만, 명품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 같았던 ‘온라인’ 플랫폼이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1%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명품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봐도 큰 시장에 속한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2800억 달러 명품 시장에서 한국은 8위로 그 규모가 13조8000억 원에 달했으며, 지난해 한국 명품 매출은 14조9960억원으로 전세계 명품 시장 규모 7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도 규모가 큰 한국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마침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자릿 수인 10.6%까지 도달했다. 

사진 출처 발란
사진=발란

이러한 상황 속, 기존에 생소했던 온라인 명품플랫폼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김혜수, 김희애, 주지훈 등 톱스타들의 광고를 통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이 그렇다. 이들의 작년 거래액은 각각 2514억원, 1080억원, 500억원으로 국내 온라인 명품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출처 머스트잇
사진=머스트잇

투자 유치도 활발하다. 명품 플랫폼 발란은 3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난 21일 유치했다. 투자에는 신한캐피탈·KTB 네트워크·한국성장금융 등 신규 투자사와 함께 기존 투자사 네이버·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머스트잇은 지난 5월 130억원, 트렌비는 지난 3월 22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사진 출처 트렌비
사진=트렌비

특히 트렌비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불모지로 알려졌던 일본에서도 누적 거래액 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트렌비 측은 “일본 웹사이트 트렌비 재팬이 서비스 정식 시작 약 3개월 만에 135만여 개의 상품을 팔았다”면서 "전문적으로 파악한 일본 현지 고객의 명품에 대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요 성장 요인"이라고 전했다. 

◇ 온라인 명품 플랫폼, MZ 세대를 사로잡은 비결은?

그렇다면, 온라인 불모지일 것 같던 명품 시장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MZ 세대가 온라인 명품 시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이전부터 명품 시장을 주도하던 주요 소비층이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Z 세대로 대변되는 2030 세대는 지난해 3대 주요 백화점 전체 명품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백화점별로는 현대백화점에서 65.8%, 신세계백화점에서 50.7%, 롯데백화점에서 44.9%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17.2%P, 1.4%P, 3.5%P가 각각 늘었다.


또 지난 2016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백화점에서 100만원 이상 결제한 건수 증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남성이 300%, 20대 여성이 179%로 집계됐다. 30대의 경우 남성이 164%, 여성이 121%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40대가 평균 144.5%, 50대가 60.5%, 60대가 18% 늘어난 것과 현저히 비교된다.

이러한 MZ세대는 온라인에 가장 친숙한 세대다. 값비싼 명품을 실제로 확인하지 않고 구매하는 것을 꺼려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온라인 구매에 망설임이 없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MZ세대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서 MZ세대가 결제한 비중은 73%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X세대가 결제한 금액은 23% 남짓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장기화된 코로나19 속 비대면 쇼핑이 생활화된 것도 힘을 더했다.

MZ 세대의 얇은 지갑 사정도 그들이 온라인 명품 시장에 열광하는데 한 몫했다. MZ 세대는 보통 198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한 2030을 일컫기 때문에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온라인 명품샵에서 명품을 구매하면, 백화점 등 오프라인 샵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 

◇ 이점도 많지만 위험 존재해...’정품 신뢰 확보’ 중요

그렇다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이유는 뭘까? 모든 플랫폼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온라인샵은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 등을 활용하여 도매가로 좀더 저렴하게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 병행수입은 특정 브랜드의 판권을 가지지 않은 업체나 개인이 현지 부티크와의 계약 등을 통해 도매가로 제품을 확보, 이를 국내로 수입하는 방식이다. 구매대행은 업체 또는 개인이 고객의 주문을 받으면 그 즉시 대리로 구매해준다. 

다만, 상품이 유입되는 채널이 다양해는 만큼 백화점과 달리 가품이 섞여 판매될 위험이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모든 제품의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품이 판매될 위험성을 100% 차단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플랫폼들은 가품 보상제도를 내세우고 있다. 

머스트잇은 가품 구매 시 200% 책임 보상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트렌비 역시 가품일 경우 200% 배상해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명품 커뮤니티에는 ‘파정’(파워정품·확실한 정품)’ 여부를 묻는 게시글들이 도배를 이루고 있다. 값비싸게 구매한 제품들이 정품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에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최근 온라인명품샵에서 가방을 구입했다는 한 소비자는 “가품을 보상해준다고 해도, 애초에 가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없다면 ‘가품 보상제도’ 역시 존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면서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것은 좋지만, 내가 구입한 것이 혹시나 가품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함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면, 온라인명품샵에서의 재구매를 다시 생각해볼 것 같다”라고 말했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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