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는 글로벌 핀테크 산업, 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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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글로벌 핀테크 산업, 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1.12.0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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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핀테크 산업 발전 순위, 작년보다 밀려난 26위
전 세계 핀테크 유니콘 94곳 중 한국 기업은 단 1곳 불과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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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오영주 기자] 핀테크 투자가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핀테크 벤처를 위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고 있으며 핀테크 분야의 투자 총액과 거래 건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의 KPMG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전 세계 총 핀테크 자금은 2,456건의 거래에서 980 억 달러로 지난해 하반기(871억달러)보다 약 10% 늘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투자 감소에서 크게 반등했음을 나타낸다.

핀테크(FinTech)는 Finance(금융)와 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다. 금융 서비스와 정보기술(IT)의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 및 산업의 변화를 통칭한다. 이러한 핀테크는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시장이다. Business Research Company에 의하면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2019년에 1,112억 달러, 2025년에 1,918억 달러, 2030년에는 3,253억 달러까지 성장이 기대된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지속됨에 따라 전세계 비대면 결제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핀테크 업계에 희망이 되고 있다. 비대면 결제 거래량은 2020년 2 조 달러에서 2024년 6조 달러로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 글로벌 핀테크 투자 1, 2위는 미국과 영국

현재 핀테크 시장에서 강세로 떠오르는 국가는 단연, 미국과 영국이다. KPMG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전 세계 총 핀테크 자금 980 억 달러 중 미국은 420억 달러를 기록하며, 투자규모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은 올 상반기에만 245억달러의 자금이 몰려 지난해 총 투자액인 59억달러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핀테크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벤처캐피털(VC) 투자 건수는 올 상반기에 총 283건에 달해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런던증권거래소가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를 148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상반기 핀테크 업계 최대 빅딜이 영국에서 성사된 점도 주목할만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영국 은행들의 약 60%가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핀테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KPMG는 "코로나19가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전환에 불을 붙였다"며 "영국 시중 은행들이 핀테크 투자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 싱가포르, 아세안 내 핀테크 1위로 주목

싱가포르도 주목할만한 핀테크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KPMG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동안 아시아 핀테크 자금 조달 활동은 현저히 큰 거래가 없었음에도 75억 달러에 달했다.

사진 출처 = inTech in ASEAN 2021: Digital takes flight
사진=inTech in ASEAN 2021: Digital takes flight

그중에서도 싱가포르는 아세안 내에서 핀테크 자금을 주도하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FinTech in ASEAN 2021: Digital takes flight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핀테크 펀딩에서 올해 아세안 내 44%를 차지하며 1위의 자리를 지켰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도 기대된다. 싱가포르 통화청(Singapore Monetary Authority)의 최고 핀테크 책임자인 Sopnendu Mohanty는 하반기에 투자 규모를 큰 폭으로 급증하여 싱가포르의 총액을 30억 달러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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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T기업인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모두 싱가포르 디지털뱅킹 운영 라이선스를 신청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리바바, Zoom 등이 싱가포르 내 자체 데이터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 IT강국이라던 한국, 핀테크 분야 전세계 26등 

기자간담회에서 의제를 발표 중인 류영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사진=한국핀테크산업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의제를 발표 중인 류영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사진=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전세계 핀테크 시장이 이처럼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핀테크 산업 발전 수준은 글로벌 순위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핀덱서블에 따르면, 주요국 핀테크 산업 발전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26위로 8계단이나 추락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11월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핀테크 유니콘 94개 중 한국 기업은 단 1개에 불과하고 국내 전체 핀테크 종사자 수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1개사 수준이다”며 “핀테크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드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 핀테크 기업들은 유니콘을 넘어 더 강력한 드래곤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지만, 우리는 혁신 지수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면서 “한국 핀테크 산업도 글로벌 흐름을 따라가고 육성이 집중해야 할 때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최근 2년간 매출 성장률이 10%대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올해 8월 186개 핀테크 기업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작년 매출은 4조508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증가 폭이 컸던 건 '송금·결제' 분야다. 관련 기업 매출은 2018년 1조7854억원에서 지난해 2조5527억원으로 43%(7673억원)나 늘었다. 2위는 '보험정보 기술' 분야(1670억원·38.7%)가 차지했다. 이어 해외송금(305억원·278%), 크라우드펀딩·P2P금융(237억원·48.3%), 보안·인증(153억원·7.5%) 순이다.

다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핀테크 분야 중 유일하게 매출이 줄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폐쇄적인 정책이 핀테크 업계를 위축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영업이익은 2018년 5956억원에서 지난해 2558억원으로 3398억원(57%)이 줄었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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