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옆에는 조용원 - 박정천 비서 등 배석
김정은 정권 정통성 과시 백두혈통 단합연출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2년여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선대로부터 이어지는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백두혈통의 단합’을 내보이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조선중앙TV는 2일 지난 1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올해 설 명절 경축공연 실황을 녹화 보도했다. 김경희 전 비서는 김정은·리설주 부부와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김경희 전 비서는 알이 짙은 안경을 쓰고 검붉은색 의상을 입었다. 그는 김 위원장 오른쪽 옆에 앉은 리설주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김 전 비서 오른쪽으로는 조용원, 박정천 당 조직비서가 앉았다.
김 전 비서 자리가 김정은 부부에 더 가까웠다. 다른 관람객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는 김 위원장이 김 전 비서를 향해 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하는 것으로 보여 두 사람이 가까운 관계임을 시사하는 듯한 장면도 함께 공개됐다.
김 전 비서는 남편인 장성택이 2013년 12월 ‘반혁명분자’로 몰려 김정은에 의해 숙청당한 뒤 2020년 1월 26일 설 기념공연 관람 때 리설주 바로 옆자리에 앉은 모습이 공개되기까지 6년 이상 외부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전 비서는 이후 다시 모습을 감추었으나 2년 만이 이날 다시 등장해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백두혈통의 단합’을 연출한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최근 잇달아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고 핵실험 유예 조치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미국과 ‘강대강’ 구도를 만들려는 가운데 김 전 비서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리설주 역시 지난해 9월 9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후 145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어두운 색상 계열의 양복을 입었고, 리설주는 붉은색 한복 차림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담배를 들고 팸플릿을 보며 뭔가를 얘기하는 가운데 현송월 당 부부장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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