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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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소확행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2.03.3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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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사진=pixabay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매일 쓰거나 듣거나 생각이라도 해보는 말 ‘행복’, 사상가들이 행복의 정의를 내려주면서 날 안심케 해준 대목이 있습니다.

엄청난 기쁨이 아니고 그냥 ‘당신 스스로 기분 나쁘지 않는 상태이면 그 또한 주관적 행복이다’라고 한 말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만족’, ‘기쁨’, ‘즐거움’, ‘재미’, ‘웃음’, ‘보람’, ‘가치감’, ‘평온’, ‘안정’, ‘의욕’, ‘희망’...이런 것들이 늘 쉽게 오는 것은 아니죠.

그런 마음이 없으면 불행? 이건 아닐 테니까요.

작지만 뚜렷한 행복감, 이럴 때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죠. 이럴 때요.


밀어도 잘 안 열리던 문을 뒤에 있던 사람이 먼저 당기고 들어갈 때,


어쩌다 한번 하늘을 올려봤는데, 아주 푸를 때,
재채기가 나올락 말락 계속 그러다가 드디어 “에취~!” 시원하게 터졌을 때,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버스가 왔을 때,

지하철 카드 어디 뒀나 부스럭거리다가 호주머니 찾기 쉬운 곳에 있을 때,
곤히 잠 든 아기가 쌕쌕 잘 잘 때,
가게에서 거스름돈 100원을 더 받았을 때,
초등학교 시절 헤어진 친구가 이민을 갔었다며 이제 연락 왔을 때,
용돈이 떨어졌는데 오랜만에 친구가 와서 잊어버렸던 꿔준 돈 갚을 때


남자 꼬마 애랑 여자 꼬마 애가 소꿉장난하며 어른 흉내 낼 때,


졸리고 피곤해 좀 앉았으면 싶을 때 바로 빈자리가 보였을 때,
혼자서 우스운 생각을 할 때.
라면을 시켜 먹는데 계란 노른자가 두 개일 때,
빙판에서 발라당 넘어지는 사람을 보고 웃다가 나도 넘어졌을 때,
초등학교 때 아이스케키 하던 여자동창생을 만났을 때,

이사할 때 잃어버린 줄 알았던 앨범을 장롱 구석에서 찾았을 때,어디 뒀나 몰라 많이 찾다가 포기한 물건을 다른 옷 주머니에서 나왔을 때,
늦잠 자고 일어나서 거울 보다가 혼자 멋쩍어 웃을 때,
친구하고 안녕하며 뒤로 돌아서다가 가로수에 부딪쳤을 때,
간장을 콜라로 알고 잘못 마셨으나 아무도 보지 않았을 때,

약속 시간에 늦었는데 상대도 딱 맞춰 늦게 올 때,
예전 동네 커피숍 가봤더니 여전히 일하는 미스김이 반겨줄 때,
밤에 골목길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며 걷는데, 아는 사람 마주쳤을 때,
짜도 짜도 안 나오던 여드름이 드디어 나왔을 때,
노래방서 마지막이 아쉬웠는데, 주인이 20분 서비스 더 넣어줄 때,


무지하게 사람 많은 지하철서 나와 상쾌한 바람 맞았을 때,


쾌청한 날 일기예보만 믿고 우산 들고나왔는데, 오후에 비 올 때,
우스운 얘기, 이해가 안 가다가 나중에 뜻을 알고 혼자 키득댈 때,
짜장면을 먹다가 서로 얼굴을 쳐다볼 때,
계속 통화 중이라 화났는데 알고 보니 서로 전화하고 있었을 때,

구걸하는 사람에게 귀여운 꼬마 아이가 동전 주는 것을 보았을 때,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졌는데 아무도 안 봤지만 그냥 무안할 때,
운전면허 시험에 붙었을 때,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말과 글에 관련된 제 경우를 보면요.

유명한 강사가 연설이나 강의를 하다 버벅 거릴 때,
잘못 걸려온 전화 목소리가 멋지고, 정중하게 사과를 할 때
‘전원주’ 이름이 떠오르지 않다가 내가 먼저 알아냈을 때,
강의 준비를 제대로 못했는데, 이상하게 강의가 잘될 때,
강의 마치고 “질문 있나요?” 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 물어줄 때,

저뿐 아니라 여러분도 간혹 겪는 일들일 텐데요,
이젠 이 일들도 행복으로 간주해야겠습니다.
이 글 읽어주시면 고개 끄덕거려 줄 사람 계실 텐데, 그 생각만으로 행복해지네요.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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