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 4.1%↑…10년 3개월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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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소비자물가 4.1%↑…10년 3개월 만에 최대
  • 유진경 기자
  • 승인 2022.04.0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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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2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시사주간=유진경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4%를 넘어선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지속하면서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3월 물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상승 폭은 전월(3.7%)보다 0.4%포인트(p) 확대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더니 지난달 4%대까지 치솟았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각각 1년 전보다 5.4%, 3.1%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가격은 0.4% 상승하며 물가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10.4% 내려가며 농산물 가격도 3.8%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파(-62.0%), 양파(-50.0%), 사과(-21.2%), 쌀(-7.5%), 고춧가루(-14.0%), 고구마(-25.2%) 등 품목에서 가격 하향세가 두드러졌다.

축산물가는 수입쇠고기(27.7%),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3.6%) 등이 오르면서 7.6% 상승했다. 다만 달걀 가격은 전년보다 7.3% 하락했다. 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0.6% 올랐다.


공업제품은 6.9% 상승했다. 2008년 10월(9.1%)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31.2%나 껑충 뛰었다. 휘발유(27.4%), 경유(37.9%), 등유(47.1%), 자동차용LPG(20.4%)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다.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에 미친 기여도는 1.32%p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11월 35.5% 상승한 이후 12월 24.6%, 올해 1월 16.4%, 2월 19.4% 등 등락을 반복하더니 이달 상승 폭이 더 커졌다. 통계청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석유류 가격 오름세를 크게 둔화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빵(9.0%) 등 가공식품 물가도 6.4% 올랐다. 2012년 4월(6.5%) 이후 9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다.

전기료(5.0%), 상수도료(4.1%), 도시가스(0.1%) 등이 몯 오르면서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서비스물가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외래진료비(2.3%), 입원진료비(1.5%), 부동산 중개 수수료(-7.7%) 등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쳤지만, 개인서비스 물가가 4.4% 올랐다. 특히 생선회(10.0%), 치킨(8.3%) 등 외식 물가가 6.6%나 상승했다. 1998년 4월(7.0%) 상승한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3.4%), 공동주택관리비(4.0%)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는 2.9%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물가 상승과 관련해 "소비가 회복되는데다가 국제곡물 가격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누적되면서 재료비가 인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집세는 전세(2.8%)와 월세(1.1%)가 모두 오르면서 전년보다 2.0%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5.0% 상승했다. 지난해 11월(5.2%) 이후 4개월 만에 5%대를 기록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하락하며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산지 출하량 증가로 공급량이 늘면서 축산물 오름세도 둔화된 영향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3.6%)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해 중반까지 석유류, 공업제품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다가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근원물가도 오름세가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2.9% 상승했다.

어 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이전에도 국제유가를 포함해 에너지, 곡물가격,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가격 등을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3월 고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복병의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평가하며 주요 선진국들도 3~40년 만에 6~7%대의 최고 수준 물가 오름세를 겪고 있다"며 "글로벌 전개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당분간 물가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물가 문제는 현재 그 어느 현안보다도 중요하고 엄중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그는 "정부는 물가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역량을 총동원, 마지막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물가 문제는 가처분 소득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으로 가계, 기업들도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SW

y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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