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유진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를 은행에 재차 전달했다.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에 이익을 늘리기 위해 변동금리 대출을 대거 판매하거나, 가산금리를 불합리하게 산정해 예대금리차를 더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은행 실무진과 만나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앞서 지난해 말 금감원은 은행 예대금리차 관련 검사에 나서면서 이러한 우려를 한 차례 전달한 바 있다.

현재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대금리차는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다. 동시에 은행들의 불건전 영업행위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020년 상반기 '빅컷'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1.25%→0.75%→0.50%로 연달아 낮췄다. 이후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네 번에 걸쳐 인상해 현재 1.50%까지 끌어올렸다.

앞으로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2~3차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2.0%대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미 벌어진 예대금리차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6%포인트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늘었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잔액기준으로는 2년 8개월 만에,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격차가 벌어졌다.

금감원은 이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우선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빚을 내 자산을 구매한 '영끌족'과 제2금융·대부업을 이용하는 취약계층의 피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금리 상승기를 틈타 발생하는 은행의 불건전 영업행위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에 이익을 늘리기 위해 변동금리 대출을 대거 판매하거나, 가산금리를 불합리하게 산정해 인위적으로 예대금리차를 확대하고 있는지 점검 중이다.

향후 금감원은 은행 건전성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가파른 예대금리차 확대는 소비자의 대출 원금·이자 상환 여력을 크게 낮춰, 은행 건전성까지 영향을 직접 줄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초지도 계속 연장돼, 은행 부실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한 만큼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금융사에 전달했다"며 "그래야만 차주와 금융사의 부실을 동시에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SW

y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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