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김진태, 그의 등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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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 김진태, 그의 등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4.2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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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강원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경선에서 '컷오프'됐던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23일 강원도지사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촛불 망언', '5.18 망언' 등 잇단 망언과 극우 행보로 인해 지난 21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컷오프까지 당하며 정치 인생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는 했지만 단식 농성과 여론조사 결과를 앞세우며 결국 기사회생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3월 김진태 전 의원은 "지난 12년 민주당 도정에서 행복했는가? 민주당은 강원도민을 철저히 무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위기의 강원도를 살려내겠다. 새로운 강원도의 시작을 거침없이 정의롭게 김진태와 함께 해 달라"며 강원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김 전 의원을 컷오프시키고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토론을 도왔던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 추천했다.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와 우리 당이 국민 통합, 미래를 위한 전진이라는 기조로 볼 때 과거 그 분의 일부 발언들이 국민 통합에 저해된다"며 김 전 의원의 컷오프 이유를 밝혔다. 그는 과거 "하다하다 세월호 7시간을 따진다", "선체를 인양하지 말자" 등의 세월호 망언, "5.18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우파가 물러서면 안 된다"며 이른바 '북한군 개입설'을 지지한 5.18 폄훼 발언 등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특히 그는 촛불 시위 당시 "촛불은 바람불면 꺼지게 되어 있다"며 시위를 조롱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 발언은 오히려 참여자들이 'LED 촛불'을 들며 시위에 더 많이 참여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다. 이같은 망언 끝에 김 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자신이 재선을 했던 춘천 지역구에서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하며 야인 생활을 하게 됐다.

지사 컷오프가 결정되자 김 전 의원은 즉각 반발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18일 황 전 앵커의 후보 단수공천 승인 보류를 결정했다. 공관위는 "김진태 후보가 5.18, 불교 관련 문제의 발언에 진솔하게 대국민 사과를 하면 (공천 재심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면서 발언을 사과하면 경선을 할 수 있다는 뜻을 흘렸다.

그러자 김 의원은 바로 농성장에서 '북한군 개입' 발언에 대해 "일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 앞으로 다시는 5.18 민주화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겠다. 상처받은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바로 사과했다.

또 과거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수배 중 조계사에서 은신하자 '조계사는 치외법권인가?'라며 공권력을 투입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김 전 의원은 "지금이라면 그런 언행을 안했을 것이다. 전국의 고승대덕 및 불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의힘은 경선을 수용했고 경선 결과 김 전 의원 58.29%, 황 전 앵커 45.88%로 김 전 의원이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김 전 의원은 후보로 결정된 후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成事在天)'이란 고사를 인용하며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되게 하는 것은 하늘에 달려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로 인해 강원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이광재-국민의힘 김진태 '빅매치'로 이루어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기사회생한 과정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의 '꼼수'가 은연 중에 보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황상무 전 앵커를 단수공천했지만 만약 황 전 앵커를 밀어붙였을 경우 이른바 '윤심'에 의해 후보들이 결정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김 전 의원의 기사회생을 도왔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실제로 김은혜(경기), 김태흠(충남), 김영환(충북), 주기환(광주) 등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이들이 대거 광역단체장 후보로 결정되면서 '윤심 논란'이 나오기 시작했기에 이를 막기 위한 방패로 김 전 의원의 경선을 허용하고 그를 후보로 만들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여기에 김 전 의원이 비록 사과를 했지만 후보가 되기 위한 '쇼'라는 성격이 짙다는 점도 의문이 가는 상황이다. '과거 발언에 대한 사과만 하면 고려해보겠다'는 말이 나오자 바로 사과가 나왔고 이를 바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진정성과 거리가 멀어보였기 때문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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