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는 뭐고 비둘기파는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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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는 뭐고 비둘기파는 뭐지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2.05.0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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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워싱턴=XINHUA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워싱턴=XINHUA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지난 5일 한국은행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례회의를 마친 뒤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비둘기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미국의 긴축정책을 추진한다며 올해부터 '매파적'인 입장을 고수한다고 밝힌 후로 코스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올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독 '매파', '비둘기파'란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발언이 매파적, 비둘기파적이란 뜻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미국에는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해당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있습니다. 연준에서는 주기적으로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여부 등을 결정하는데요. 

연준은 미국의 물가를 비롯한 여러 경제지표를 기반으로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을지 등을 의논합니다. 경기가 침체됐을 때 기준금리를 낮추면 개인과 기업 등 시중에 자금이 풀리게 되고요. 그러면 이들 사이에 투자금이 돌면서 경기부양으로 이어지거든요. 

물론 이런 기간이 장기화하면 시중에 돈이 과하게 풀리면서 화폐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이에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데요. 이처럼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거나 경기가 좋을 때, 반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을 거둬들이자고 합니다. 이를 긴축정책이라고 합니다. 

전자를 통화정책을 온건한 느낌으로 추진한다고 해서 '비둘기파', 후자를 강경한 정책이라고 해서 '매파'라고 부릅니다.


지난 2020년 초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각국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미국도 제로금리 수준까지 낮췄는데요. 이를 추진한 연준 위원들을 비둘기파 정책을 펼쳤다고 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연준 위원들은 모두 비둘기파인걸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누구는 비둘기파, 누구는 매파로 정해진 것은 없고요. 그 때 그 때 경제 상황에 맞게 비둘기파 혹은 매파 성향을 드러낸다고 보면 됩니다. 또한 비둘기파는 옳고 매파는 틀렸다는 식으로, 어떤 것이 정답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에 맞게 쓰는 것이죠.

자 그럼 다시 맨 위에 언급됐던 매파와 비둘기파로 돌아가볼게요.

코로나 사태 때 미국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는 비둘기파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러자 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미국증시와 국내 코스피 등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올랐고요. 국내 기업 실적도 역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미국과 국내에서 물가도 크게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죠.

이에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실시하겠다며 '매파적' 정책을 예고했습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리며 이달 FOMC에서 한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을 알렸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하자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제기됐죠.

우려와 달리 지난 5일 연준은 빅스텝을 단행하는데 그쳤고 다음달부터 9조 달러 규모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한국은행은 FOMC가 매파적인 정책을 실시했지만, 우려보다 기준금리 인상폭이 적었다는 점 등에서 제롬파월 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미 연준의 스탠스는 긴축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한 만큼 '매파적'입장을 고수할 겁니다. 하지만 매번 열리는 FOMC 결과를 살펴보면 얼마나 매파적인지, 혹은 예상보다는 비둘기적이지는 않을지 가늠할 수 있을 거에요. 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을 테니, 그에 맞게 투자 계획을 수정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P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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