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꼭 둘러봐야할 명소 여기
상태바
청와대 꼭 둘러봐야할 명소 여기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2.05.13 09:25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 앞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은 "생각보다 엄청 아름답다"며 미소를 지었다. 청와대 전면 개방 사흘째인 이날도 아침부터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모차를 탄 갓난아기부터 중·고교·대학생, 회사원, 중년 부부, 백발의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시민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설렘 안고 곳곳 '인산인해'…경내시설 설명 부족 지적도

청와대 하면 흔히 떠올리는 곳은 본관이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정면에 대통령 집무·외빈 접견 등에 사용됐던 본관이 보인다. 본관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 국빈 방문 공식행사 등에 사용된 영빈관이 보이고, 인근에 칠궁이 있다. 본관의 오른쪽 뒤편에 대통령 관저가 있고, 관저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외국 귀빈 의전 행사 등에 사용된 상춘재가 나온다.

완연한 봄 날씨에 들뜬 분위기가 이어지며, 곳곳에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본관과 대통령 관저·영빈관·상춘재 등 여러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했다. 사전 신청을 거쳐 당첨된 시민들만 입장할 수 있었던 만큼 인증샷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민들은 "청와대 내부가 생각보다 넓다", "곳곳이 너무 아름답다", "운 좋게 당첨됐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자유롭게 청와대 경내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혔다. 인생샷을 남기고자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았다. 초등학생 6학년 임윤주 양은 "문재인 정부 때에 이어 이번 청와대 개방 관람 이벤트에 또 당첨됐다"며 "이전과 달리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관람 시간 제한 없이 볼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입장객 수에 비해 안내원·휴게시설이 부족하고, 역대 대통령이 머물러온 역사적 장소인데 그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40대 여성은 "청와대 경내의 시설에 대해 박물관 수준의 안내라도 있으면 좋겠다"며 "역사적으로 어떤 곳인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없는 것이 아쉽다. 청와대가 74년 만에 개방된 만큼 그저 사진만 찍고 가는 곳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불좌상·오운정·침류각…꼭 봐야 할 문화재 즐비한 靑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과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 문헌에 따르면 현재의 청와대 터가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인 1104년 남경(서울)의 이궁(수도 밖 별궁)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태조 이성계가 이궁의 남쪽에 경복궁을 1395년 창건하면서 궁궐의 후원으로 조성됐다.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이승만(1875~1965) 초대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됐으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명명으로 '경무대'로 불려왔다. 경무대라는 이름은 1960년 8월 윤보선(1897~1990) 제4대 대통령이 입주하면서 청와대로 바뀌었다.

현재 청와대 경내에는 문화유산 61건이 남아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문화유산은 대통령 관저 뒤편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석불좌상이다. 지정 명칭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다. 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석굴암 본존볼을 닮아 '미남불'로도 불린다. 높이 108㎝, 어깨 너비 54.5㎝, 무릎 너비 86㎝로, 풍만한 얼굴과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이 특징이다. 통일신라 시대에 유행한 팔각형 대좌 대신 사각형 연화대좌가 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라는 평가다.

이 석불좌상은 1912년 경주를 방문한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에 의해 서울 남산에 있던 총독관저로 옮겨졌다. 1927년 총독부 관저를 새로 지으면서 현재의 청와대 경내로 옮겼다. 불상의 존재가 한동안 잊혀졌지만 1994년 10월27일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에게 이 불상을 공개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후 각종 언론매체의 관심을 받았고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가 2018년 4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청와대 내 첫 국가 문화재다.

대통령 관저 쪽을 거닐다보면 조선시대 정자인 오운정(五雲亭·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02호)을 만나볼 수 있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당시에 건립한 정자로, 이 현판 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썼다. '오운'이란 오색의 구름이란 뜻으로, 신선이 사는 별천지·신선 세계 등을 상징한다. 이 정자는 왕이 후원을 거닐거나 농사를 권장하는 행사때 이용됐다.


오운정 밑의 산책로를 따라가면 침류각(枕流閣·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03호)이 있다. 침류는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는다'는 뜻으로,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추정된다. 침류각은 고종 당시 신무문 밖 후원에 건립한 전각들 중 청와대에 남은 유일한 건물이다. 지어진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989년 관저를 신축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왔다. 오운정 인근에는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지금 청와대 자리가 풍수지리상 최고 명당이라는 뜻이다.

청와대 내부 서남쪽에는 조선시대 때 왕을 낳은 후궁들의 위패를 모신 '칠궁'이 있다. 육상궁(毓祥宮·숙종의 후궁 숙빈 최씨)과 저경궁(儲慶宮·선조의 후궁 인빈 김씨), 대빈궁(大嬪宮·숙종의 후궁 희빈 장씨), 연호궁(延祜宮·영조의 후궁 정빈 이씨), 선희궁(宣禧宮·영조의 후궁 영빈 이씨), 경우궁(景祐宮·정조의 후궁 수빈 박씨), 덕안궁(德安宮·고종의 후궁 엄씨) 등 7개의 사당이 있어 칠궁이라 한다.


한편 청와대 관람 신청자 수는 12일 0시 기준 231만2740명으로 집계됐다. 청와대 경내를 여유 있게 둘러보려면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오는 21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총 6회 관람이 이뤄진다. 회당 입장객은 6500명, 일일 최대 관람객은 3만9000명이다. SW

lmj@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