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공무원 아들 “제 아버지 성함은 이대준”
상태바
서해 피격 공무원 아들 “제 아버지 성함은 이대준”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06.19 12:19
  • 댓글 0
  • 트위터 386,7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尹대통령에 보낸 편지서 “월북자가 아닙니다”
세상에 떳떳하게 아버지 이름 밝히고 싶었다
서해 피격 해수부 공무원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사진=
서해 피격 해수부 공무원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사진=유족 측 법률대리인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군 피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제 아버지 성함은 이 대자 준자, 이대준이라며 그동안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던 아버지의 이름을 공개했다.

17일이 자신의 스무번째 생일이라고 언급한 이군은 제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다세상에 떳떳하게 아버지 이름을 밝히고 월북자가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다는 말로 그동안 울분을 토해냈다.

이 군이 윤 대통령에게 보낸 A4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는 긴 시간 동안 전() 정부를 상대로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맞서는 과정에서 수없이 좌절하며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도 있었음을 고백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앞서 월북 시도 추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당시 해양경찰과 국방부의 조사 결과 발표에 고스란히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쓴 채 지내야 했던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토로한 후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버지의 월북자 낙인을 주위에서 알게 될까 봐 아무 일 없는 평범한 가정인 척 그렇게 살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련의 과정에서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해 비난받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면서 지난 1월 당시 대선 후보이던 윤 대통령으로부터 진실이 규명될 테니 잘 견뎌주기를 바란다던 말에 용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군은 아버지를 월북자로 만들어 그 죽음의 책임이 정부에 있지 않다는 말로 무참히 짓밟았고, ‘직접 챙기겠다던 거짓 편지 한 장 손에 주고 남겨진 가족까지 벼랑 끝으로 내몬 게 전() 정부였다고 거듭 비판했다.

특히 이군은 얼마 전에야 동생이 이씨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됐다며, “어머니께 힘이 되는 아들이 될 것이며 이 힘겨움을 끝까지 함께 해주고 계신 큰아버지와 김기윤 변호사님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 바른 인성을 가진 청년으로 성장하겠다는 다짐도 보였다.

끝으로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함께 걸어가는 국민의 대통령으로 남으시길 바란다아버지의 명예회복에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말로 이군은 편지를 맺었다.

다음은 서해 피격 공무원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보낸 편지 전문이다. SW

ysj@economicpost.co.kr

윤석열 대통령님께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아들입니다. 늦었지만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버지의 사망 발표를 시작으로 죽음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월북자 가족이라는 오명을 쓰고 19개월을 보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정부를 상대로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맞서는 과정에서 수없이 좌절하며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도 있었음을 부끄럽지만 고백합니다.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아버지는 월북자로 낙인찍혔고 저와 어머니, 동생은 월북자 가족이 되어야 했습니다. 고통스러웠습니다. 원망스러웠습니다. 분노했습니다. 아버지도 잃고 꿈도 잃었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또래 친구들이 누릴 수 있는 스무살의 봄날도 제게는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버지의 월북자 낙인을 혹시 주변에서 알게 될까봐 아무 일 없는 평범한 가정인 척 그렇게 살았습니다. 죽지 않으려면 살아야 하고 살기 위해서는 멈춰서는 안 되기에 끝없이 외쳐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라고' 그 외침을 외면하지 않고 들어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한 국민이 적에 의해 살해를 당하고 시신까지 태워지는 잔인함을 당했지만, 이 일련의 과정에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여 비난받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저는 점점 주눅이 들어갔지만 지난 131일날 만나 뵈었을 때 제게 꿈이 있으면 그대로 진행하라고 해주셨던 말씀이 너무 따뜻했고 진실이 곧 규명될 테니 잘 견뎌주기 바란다는 말씀에 다시 용기가 났습니다. 제가 듣고 싶었던 것은 따뜻한 이 한마디였고 지켜지는 어른들의 약속이었습니다.

대통령님, 제 아버지 성함은 이 대자 준자, 이대준입니다. 그리고 제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닙니다. 세상에 대고 떳떳하게 아버지 이름을 밝히고 월북자가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대통령님 덕분에 이제야 해봅니다.

제 아버지도 똑같이 세금을 내는 대한민국 국민이었고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었습니다. 태극기를 직접 사오시고 국경일마다 일찍 일어나 직접 국기를 게양하는 애국심이 있는 분이셨고 모르는 할머니께 홍시를 건네고 무거운 짐을 들어드리는 따뜻한 정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물에 빠진 어민을 구하셔서 표창장도 받으셨지만 정작 아버지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그 순간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셨습니다. 오히려 아버지를 월북자로 만들어 그 죽음의 책임이 정부에 있지 않다는 말로 무참히 짓밟았고 직접 챙기겠다, 늘 함께하겠다는 거짓 편지 한 장이 손에 쥐여주고 남겨진 가족까지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이 정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원망도 분노도 씻으려고 합니다. 그럴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도와주셨기에 저는 이제 제 위치로 돌아와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마무리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윤석열 대통령님의 정부를 믿고 남은 일은 어머니, 큰아버지, 김기윤 변호사님께 맡기고 저는 제 길을 열심히 닦아 나가겠습니다.

아버지의 오명이 벗겨지는 기사를 보면서 그 기쁨도 물론 컸지만, 정부, 대통령께 버림받았다는 상처가 가슴 깊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혹시나 또다시 상처받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대통령님께서 저와의 약속을 지켜주신 부분이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대통령님, 오늘은 제가 스무살을 맞는 생일입니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 슬픈 생일이지만 오늘만큼은 대통령님을 통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제게 큰 선물을 보내신 것 같아서 눈물이 납니다.

얼마 전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 동생을 잘 다독이고 어머니께 힘이 되는 아들이 될 것이며 이 힘겨움을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계신 큰아버지와 김기윤 변호사님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 바른 인성을 가진 청년으로 성장해가겠습니다.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함께 걸어가시는 국민의 대통령으로 남으시길 바라며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회가 된다면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다시 전하겠습니다.

2022617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의 아들 올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