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의 칠보시(七步詩)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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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의 칠보시(七步詩) 나올까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2.06.2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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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https://www.fmkorea.com/best/3084837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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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콩깍지 태워 솥안 콩을 삶으니(煮豆燃豆冀)

솥 안에서 콩이 우는구나(豆在釜中泣)

본시 한 뿌리에서 태어났건만(本是同根生 )

어찌 이리도 급하게 볶는가(相煎何太急)

-조식의 <칠보시(七步詩)>

삼국지 조비는 아버지 조조의 뒤를 이어 위왕(魏王)의 자리에 올랐다. 사람들은 연일 아우 조식이 반란을 꾸민다고 고해 바친다. 처음엔 귀담아 듣지 않았지만 자꾸 듣다 보니 의심이 생긴다. 그래서 시험을 해보기로 했다.

조식은 일곱 걸음을 옮기기 전에 시를 짓는다는 천재였다. 조비는 조식에게 정말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짓는다면 의심을 풀겠다고 했다.

이래서 탄생한 것이 조식의 칠보시(七步詩)다. 추상 같은 추궁에 살이 떨렸을 것이다. 만약 시를 제대로 짓지 못한다면 모반죄를 물어 목이 달아 날 것이다. 이 시험은 상대를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하는 족쇄다. 자칫하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문턱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나 조식은 해냈다. 사람들은 조식의 천재성을 높이 산다. 그러나 필자는 그보다 형제 간에 믿지 못하고 불신의 늪에 빠져 칼을 겨누는 현실에 절망한 조식의 절체절명(絕體絕命)의 상황이 칠보시를 탄생시켰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절체절명의 상황에 다다르면 기적 같은 힘이 생긴다고 한다. 자식이 위험에 빠지면 놀라운 힘을 발휘해 구해내는 부모의 기적이 바로 그런 것이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 내달 7일 열리는 윤리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 소명을 청취한 뒤 징계 여부를 심의 의결하기로 했다.

이날 이 대표가 어떤 소명으로 난관을 돌파할지 관심을 끈다. 평소 그의 천재성이라면 조식의 칠보시 같은 명(名) 소명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아무튼 잘못하면 당대표는 물론, 정치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이번 사건은 정치세계의 험난함을 다시 상기시킨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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