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의 결정, 협치냐 배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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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의 결정, 협치냐 배신이냐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6.2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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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무소속 의원. 사진=뉴시스
양향자 무소속 의원.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국민의힘이 28일 출범하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위'(이하 반도체특위) 위원장을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맡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면서 '검수완박'에 반대했던 양 의원이 비록 무소속 신분이라고는 하나 상대 당의 위원회를 맡았다는 점에서 '여야 협치의 한 예, 외연 확장'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국민의힘 입당을 위한 보신'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지난 26일 양향자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여야가 함께하는 국회 차원의 반도체 특위를 제안했고 국회 개원 즉시 특위를 설치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국민의힘의 약속과 의지를 믿고 반도체 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특정 정당의 소속됨이나 입당 없이 오직 반도체 산업 수호와 육성에만 전념하겠다. 정파 관계없이, 당과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 반도체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이라면 누구든 참여하는 열린 특위로 만들겠다. 반도체 특위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양향자 의원은 고졸 학력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오르며 삼성그룹 역사상 첫 여성 임원이라는 기록으로 알려진 인물로 2016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재 영입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최고위원을 거쳐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주 서구 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2021년 광주지역사무소 전 특보의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자 관련 가해자의 친척 관계자라는 신분으로 2차 가해를 했다는 혐의를 받아 민주당으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았고 이에 자진해서 당을 탈당했다.

이후 이 혐의가 지난해 12월 경찰에서 무죄 취지로 결론이 났고 선거법 위반 사건도 올 2월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민주당 복당설이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 강행을 강하게 반대하며 민주당 내 반대 여론이 팽배해지자 '복당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사보임을 통해 법제사법위원회로 간 양 의원은 "이런 법안이 이런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한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재설계하는 입법에서 오류가 난다면 국민의 삶에도, 민주당의 미래에도 해악이 될 것"이라며 "양심에 따라 이번 법안에 따르지 않겠다"며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입장문을 내 당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법안 반대를 주장하면서 "검수완박 법안 통과가 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에 간다고 찬성하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국회 법사위 처리 과정에서 기권을 행사했다.

이후 양 의원은 지난 5월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입당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의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복당 신청 철회를 밝혔다. 양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 송영길 서울시장 출마, 이재명 인천 계양을 출마 및 지방선거 선대위원장 임명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개딸' 등의 등장은 고맙고 반가울 수 있으나 신중해야한다. 지금 개딸에 환호하는 민주당은 슈퍼챗에 춤추는 유튜버같다"며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도 비판의 화살을 겨누었다.

양향자 의원이 반도체특위를 맡으면서 "입당도, 소속도 없다"고 밝힌 점에서 당장 양 의원이 당적을 바꿀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번 위원장 제안을 국민의힘이 했고 이를 수락한 점을 들면서 조만간 국민의힘의 영입 제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구의 이용호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후 인수위 요직을 맡았고 전북 익산에서 3선을 했던 조배숙 전 의원이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 등 전북 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의 국민의힘 행이 지속되면서 광주를 지역구로 한 양 의원의 선택에 광주 전라 정치권이 요동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원래 의도대로 ‘여야 구분 없는 협치’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정치인의 ‘보신 행위’로 끝날지 양 의원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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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 2022-06-28 07:32:49
좋은 기사입니다. 팟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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