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취학' 박순애가 일으킨 파문···그리고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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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취학' 박순애가 일으킨 파문···그리고 결말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8.0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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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거취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거취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았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한 말이다. 음주운전 전력과 갑질 의혹으로 자질을 의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공격'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인사청문회도 없이 임명을 강행하자 '부실 인사'에 대한 우려와 비판은 더 커졌다. 그리고 지금, 그 박순애 부총리의 자리가 위태롭게 됐다. '만 5세 취학논란'이 그의 발목을 붙잡은 것이다.

지난 7월 29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박순애 부총리로부터 교육부 업무계획을 보고받으면서 '초·중·고 12학년제를 유지하되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고 박 부총리는 "애초에는 2년 앞당기는 것을 생각했지만, 여러 제약 때문에 1년 앞당기고 중장기적으로 학제 개편을 포함해 여러 계획을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동의 발달 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교육계의 반발과 더불어 '돌봄이 더 필요한 때', '사교육, 경쟁 부추김'이라는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이 나왔다. 

그러자 박 부총리는 지난 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며 저출산 고령화 대안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녁 8시까지 학교 돌봄을 보장하며 수업 시간의 탄력적 운영도 가능하다. 학급 인원이 늘어난다면 과다경쟁 걱정도 없을 것"이라면서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발맞춰서 우리 교육도 우리 아이들을 위한 도전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발은 생각보다 거셌다. 교원들과 학부모들이 거리로 나서며 반대 목소리를 내자 박 부총리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다. 이 간담회에서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영유아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정책은 아이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시대에 두 번째 자녀를 출산하는 부모로서 자괴감이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를 본 박 부총리가 그의 손을 잡으려하자 정 대표는 "우리는 이 자리에서 위로를 받으려 온 것이 아니다"라며 박 부총리의 손을 뿌리쳤고 이는 곧 이 정책에 대한 학부모들의 싸늘한 시선을 제대로 보여준 단례가 됐다. 정 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위로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학생들이 위로받는 게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렸고 교육부 장관이라면 학생들이 지금 어떤 고통에 처해있나를 가장 먼저 생각해달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박 부총리는 "국민이 만약 정말 이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폐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폐기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제가 이 화두를 던지지 않았다면 언제 (정부가) 지난 5~8년 동안 이렇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는가. 학부모님들의 목소리를, 가슴 아픈 사연을 직접 이야기하면서 같이 논의할 수 있었겠느냐"는 자화자찬성 발언으로 오히려 학부모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고 말았다.

이후 박 부총리는 '불통'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4일, 2학기 학교 방역 및 학사운영 방안 브리핑을 마친 뒤 일정 문제로 질의응답을 받지 않았는데  쏟아지는 질문 공세를 피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신발이 벗겨지는 해프닝을 일으키기도 했다. 게다가 5일에는 정책보좌관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보좌관 출신을 임명하면서 자질 논란을 더 가중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2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박 부총리 논란은 자칫 대통령의 지지율을 더 깎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층에서도 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즉흥적인 교육대책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큰 반발을 샀다는 점은 기본적인 교육부 수장의 자질을 의심받게 하는 데 충분했다. '지금도 음주운전 중'이라는 비아냥 속에서 불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순애 부총리가 마지막까지 이 난국 속에서 버틸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결국 8일, 취임 34일 만에 박순애 부총리는 "모든 논란은 제 불찰이다. 많이 부족했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그가 '지금도 음주운전 중'이라는 비야냥 속에서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하게 된 것은 바로 학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즉흥적인 교육대책으로 민심을 거스르려 했기 때문이다. 34일의 시간, 그가 일으킨 파문은 너무나 컸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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