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사의 아버지' 윤영환 명예회장의 '새로운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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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사의 아버지' 윤영환 명예회장의 '새로운 장례'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8.2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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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환 대웅제약 명예회장. (사진=대웅제약)
윤영환 대웅제약 명예회장. 사진=대웅제약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우루사'. '베아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88)이 지난 20일 별세했다. 유족과 회사는 이날 윤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고인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외부 조문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빈소와 장지를 공개하지 않고 이른바 '온라인 장례'를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유족들은 "조문하는 분들이 장소와 시간에 제한없이, 온라인 상에서 충분히 고인의 생애를 돌아보고 고인을 추모하도록 하는 고인 중심의 장례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온라인 장례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시도가 질환의 접촉을 축소해야 하는 팬데믹의 시대에 부합하고, 장례 참가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수고나 비용에 대한 개선 등 새로운 장례문화의 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고 전했다.

1934년에 태어난 윤 명예회장은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한 뒤 약국을 운영하다 1966년 대한비타민(대웅제약 전신)을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한다. 이후 1974년 국내 최초로 '우루사' 연질캡슐을 만들며 지금의 '우루사'로 이어졌고 1988년에 소화제 '베아제'를 출시해 역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2001년에는 순수 국내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국내 바이오 신약 1호인 '이지에프(EGF)'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개량 복합 신약 '올로스타', 보툴리눔 제제 '나보타' 등을 선보이며 연구개발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1977년 창립 32주년 행사에서 "좋은 약을 만들어 국민을 지킨다"는 '의약보국(醫藥報國)'을 내세웠고 이는 그의 신념으로 이어졌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4년에는 자신의 보유 주식을 출연해 그의 호를 딴 '석천나눔재단'을 설립하며 장학 사업을 펼쳤다.

이와 더불어 기존 ‘대웅재단’의 장학사업 확대, 사내근로복지기금 확충을 통한 직원들의 복지 처우 개선 등의 재원으로 기부해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석천나눔재단은 대웅제약의 의약분야에 대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생명과학 발전을 위한 지원사업을, 대웅재단은 국내외 장학 및 학술연구지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의 죽음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대표 제약회사의 창업주가 제시한 새로운 장례문화다. 요란한 장례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뜻이 있는 이들의 조문을 받는 형식의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했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그렇기에 누리꾼들도 비판의 목소리보다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댓글을 달고 있는 중이다. 

'가족의 행사는 가족들만 참여하고 허례허식을 피하자'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상황에서 '온라인 장례'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고 이는 약으로 국민을 지키고 그 이익을 국민에게 돌려주려했던 윤영환 명예회장의 뜻이 새롭게 부각되는 이유가 됐다. 누리꾼들은 추모와 더불어 그의 '의약보국' 신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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