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김정은 대리인 제1비서는 ‘김덕훈 내각총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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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김정은 대리인 제1비서는 ‘김덕훈 내각총리’일까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08.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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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행사에서 상무위원 서열 1순위로 호명
김정은 대신해 현지료해...노동신문 1면실려
올해 4월 송화거리 준공식에서 준공사 낭독
김덕훈 내각총리가 올해 4월 송화거리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에서 준공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덕훈 내각총리가 올해 4월 송화거리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에서 준공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리하는 제1비서에 김덕훈 내각총리가 내정된 게 아닌가하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덕훈 내각총리는 1961년생으로 올해 62세다. 2001년 남포시 대안구역 소재 대안전기공장 지배인으로 이름을 알리다 2008년 해임된 후 201112월 자강도 인민위원회 위원장, 20144월 내각 부총리, 20208월 내각총리에 임명되면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북한 핵심 엘리트로 부상했다.

지난해 6월 제8기 제2차 정치국 회의에서 리병철이 해임되는 와중에도 최룡해, 조용원과 더불어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지켰다.

김덕훈 내각총리는 2014년 부총리 임명 이후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김정은의 신임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정은 패밀리를 상징하는 가죽 롱코트를 입고 현지 료해에 나선 김덕훈 내각총리.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패밀리를 상징하는 가죽 롱코트를 입고 현지 료해에 나선 김덕훈 내각총리. 사진=시사주간 DB

#2022814. '광복절 77주년'을 맞아 간부들이 대성산혁명열사릉에 헌화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덕훈 내각총리를 가장 먼저 호명하고 뒤를 이어 최룡해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리일환·김재룡 당 비서, 박정근 내각부총리, 박수일 사회안전상, 김영환 평양시당 책임비서 등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2022726. 전승절(727)’로 불리는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을 맞아 제8차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 간부 중 김덕훈 내각총리를 가장 먼저 호명했다. 그 뒤를 이어 조용원 당 조직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정천·리병철·리일환 당 비서, 오일정 군정지도부장, 리창대 국가보위상, 박수일 사회안전상, 리영길 국방상,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 리태섭 총참모장 등의 순이었다.

#202268.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열린 당 제8기 제5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소집돼 김덕훈 내각총리가 조용원·최룡해·박정천·리병철 등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보다 먼저 호명됐다.

북한 매체에서 간부들의 호명 순서는 권력 서열을 그대로 반영한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상무위원 서열 순서는 최룡해·조용원·김덕훈·박정천·리병철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기조·사안에 따라 호명 순서를 변경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김 총리가 먼저 호명된 것은 최근 북한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경제적 성과와 내부 결속과 관계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정은 당 총비서가 불참한 행사에서 김 총리가 ‘1으로 호명된 건 그가 김 총비서의 대리인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검은 가죽 코트를 입고 현지 시찰을 다닌 것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그동안 검은 가죽 코트는 김정은의 상징과도 같아 아무나 입을 수 없는 의상이고, 장마당 등에서 판매를 못하도록 했을 정도다. 김정은 외에는 지난해 114일 노동당 대회 제8차 기념 열병식에서 김여정, 조용원, 현송월 등 최측근만 공개석상에서 입었다.

심지어 공식 서열상 2인자인 최룡해 상임위원장도 입은 적이 없을 정도다. 이러한 점에 미루어 김정은은 김덕훈을 이들과 비슷한 급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유추할 수도 있다.

북한 경제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덕훈 내각총리가 공장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북한 경제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덕훈 내각총리가 공장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덕훈 내각총리의 파격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513일자 노동신문 1면에는 삼지연시꾸리기 3단계 공사를 김 총리가 현지요해 했다며 기사를 내보냈다. 모태동, 리명수동 등 건설장과 216사단과 자력갱생기지를 돌아봤다고 했다. 216사단은 김정일의 생일을 뜻하는 공병사단으로 김정은의 별장과 특각, 초대소, 사무실 등 중요 공사를 건설하는 곳이다. 그동안 김정은을 대리해 갈 수 있는 현장이 아닌데도 김 총리가 갔다는 것은 파격 자체였다.

지난해 61일 김책제철련합기업소를 현지 요해한 것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김책제철련합기업소는 핵심 시설이어서 김씨 3부자 외에는 그동안 다녀간 사람이 없고 조선중앙TV 등에서도 보도를 하지 않는 곳이다.

올해 65일에는 김덕훈 내각총리가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 등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농업부문 현지료해에 나선 김덕훈 내각총리가 사진=시사주간 DB
농업부문 현지료해에 나선 김덕훈 내각총리가 가을걷이 상황을 듣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올해 4월 송화거리 준공식에서는 준공사를 낭독했다. 그는 인민이 바라고 기다리는 일은 하늘이 무너져도 기어이 해내야 한다는 불같은 신조로 줄기차게 솟아오른 위대한 사랑의 기념비가 송화지구의 선경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주요행사에서 김덕훈 내각총리가 참가하지 않은 행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해 곳곳을 누볐다.

북한 당 규약 26조에는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는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라고 명시했다. 김덕훈 내각총리가 호명순서에서 앞서고 가지 못하는 곳까지 현지 료해를 다니는 것으로 볼 때 사실상 제1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제1비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대리하기 때문에 일정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사고 등이 터지면 언제든지 교체 되거나 혁명화 과정을 가야 하는 존재다. 결국 '바지사장' 역할이란 의미다.

일부에서는 자강도 라인인 김평해 전 내각총리, 당 비서의 힘이 강해지는 것에 김정은이 위협을 느껴 김재룡-김덕훈 라인을 대신 밀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향후 이들 라인 또한 지나치게 파워가 강해지면 이들 역시 해임시키고 또 다른 라인을 기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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