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진이 주도한 '정의당 당원 총투표', 당 변화 이끄나?
상태바
정호진이 주도한 '정의당 당원 총투표', 당 변화 이끄나?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9.05 06:46
  • 댓글 0
  • 트위터 385,7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원총투표를 주도한 정호진 전 정의당 대변인. (사진=뉴시스)
당원총투표를 주도한 정호진 전 정의당 대변인.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비례대표 의원들의 총사퇴 권고를 당원들에게 묻는, 한국 정치에서 드물게 보는 상황이 최근 일어났다. 지난 4일 정의당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5명의 총사퇴 권고안을 놓고 당원 총투표가 열렸고 투표 결과 반대 59.25%, 찬성 40.75%로 부결됐다.

물론 가결이 된다고 해도 '권고'이기에 비례대표 총사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적었지만 권고안 투표 자체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당원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 그리고 기존 정의당의 방식에 염증을 느낀 이들이 많다는 것이 증명되고 말았다.

이번 발의를 이끈 이는 정호진 전 정의당 수석대변인이었다. 그는 지난 7월 당원게시판을 통해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는 물론 '비호감 정당 1위'라는 결과를 받아든 지금, 비례대표들은 현 사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당의 생존을 위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총투표를 발의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대선과 지선 참패와 더불어 '윤석열 당선의 일등 공신', '노동없고 정의없는 정의당' 등의 비판에 직면하며 당의 존립조차 힘겨워진 상황이 됐다. 여기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도덕성에도 흠집이 생겼다. 류호정 장혜영으로 대표되는 '청년 정치' 역시 '특정 집단 옹호' 비판으로 무너진 상황에서 당내에서 '비례대표 사퇴'라는 초강수가 등장한 것이다.

정 전 대변인은 처음 정의당 비대위가 당원 총투표 요구를 일축하자 "이은주 비대위원장 역시 사퇴 권고 총투표의 당사자다. 뭐가 두려운가.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책임과 당의 쇄신을 묻는 당원들의 요구가 두려운가. 당당하다면 요구를 수용 못할 이유가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사퇴 권고'를 요구한 이유에 대해 "정치적 책임에 대한 최종 판단을 의원들의 몫으로 남긴 것이다. 정치적 쇄신 차원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에게 일정한 행동을 요구한 것으로 당헌 당규 위반에 해당되는 당원소환이 이나다"라고 밝혔다.

결국 당원들의 서명이 잇달았고 지난달 14일 당원 총투표가 성사됐다. 정의당 당헌당규는 당직선거 투표권을 가진 당원(당권자) 5% 이상의 연서명으로 '당원 총투표'를 발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937명이 서명하면서 당권자 5% 요건을 채웠다.

'사퇴 권고안'이라고 하지만 당원투표가 성사됐다는 것에 정의당 비레대표 의원들은 압박감을 느꼈고 류호정, 장혜영 의원은 SNS를 통해 반대표를 던져줄 것을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또 투표 결과에 따라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의원의 거취 역시 주목받았다.

정 전 대변인은 8월말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심상정 의원의 책임은 비례대표 의원들보다 많으면 많았지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표 결과에 따라 본인도 정치적 책임을 말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결 후 상황에 대해서는 "강제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당원의 결정을 가볍게 여길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총투표 결과가 부결로 나오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사퇴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하지만 총투표 자체가 성사됐고 40% 이상의 당원들이 사퇴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정의당이 결과를 가볍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정 전 대변인은 "투표는 부결됐지만 이 거대한 물결은 멈추지 않는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호진 전 대변인이 제안하고 주도한 정의당 당원총투표는 당의 존립이 걸린 사항을 당원들에게 직접 물었다는 점에서 정당사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로 기록됐다. 제3지대가 사라지고 진보가 붕괴된 상황에서 내세운 이번 제안이 다른 변화로 이어질 지가 주목되고 있다. 정치의 '제3지대'가 없어진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SW

hcw@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