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장사, 자사주 매입 주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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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장사, 자사주 매입 주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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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0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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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순이익(EPS) 늘려 주가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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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경제팀]
  정부가 배당 등 주주이익 환원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들은 지배구조 강화, 세금 절감 등을 고려해 배당보다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치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꼽힌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실질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주당순이익(EPS)을 늘려 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코스피 기업들의 자사주 순매입 규모는 순이익의 평균 2%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은 순이익의 55%를 자사주 매입에 썼다. 한국의 자사주 매입 비율이 미국 대비 10분의1 수준도 되지 않는 것이다.

삼성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를 비교할 때 주주환원정책 측면에서 배당 정책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요인은 자사주 매입"이라며 "한국의 주주환원정책이 미미한 이유는 국내 대기업들이 낮은 지분율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등 최대주주의 직접 지분율이 낮고, 순환출자 등으로 지배구조가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678건(임직원 지급 등 우리사주 관련 경우 제외)과 코스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공시 이후 1개월 수익률은 평균 3.9%로 같은 기간 시장 수익률(0.1%)보다 3.8%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6.2%포인트), 6개월(14.0%포인트), 1년(20.4%포인트) 등 중장기 수익률도 높았다.

이트레이드증권 양해정 연구원은 "직접적인 배당을 하지 않더라도 배당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자사주 매입"이라며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어 대주주 입장에서는 배당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으며 향후 자사주 매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주주가 배당을 받을 경우 즉시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자사주 매입은 주식 매각 전까지는 과세를 유보하는 효과가 있다. 또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안정 및 경영권 강화를 노릴 수 있다.

자사주를 매입할 때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다만 매각 시에만 0.3%의 증권거래세(장외거래시 0.5%)가 부과된다. 아울러 대주주의 주식 매각 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중소기업의 경우 일률적으로 10%, 대기업의 경우 20%(1년 미만 매각 시 30%)가 부과된다.

반면 대주주가 배당을 받을 경우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라 금융소득이 많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현금 배당에 한해 25%의 세율로 분리과세가 가능해졌다.

KDB대우증권 이기욱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이후 (매각 시) 자본 이득에 붙는 세금보다 배당에 붙는 세금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배당 소득세를 인하하기는 했지만 과세와 관련해 유리한 측면을 따졌을 때 기업들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선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가 배당 소득세를 인하하면서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효과의 주주환원정책이라면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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