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본 역대 정권별 남북경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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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본 역대 정권별 남북경협은?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10.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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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이화여대 교수 ‘남북경협 정부별 평가’
‘남한이 북한 미래를 결정할 것처럼’ 정책구사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역대 정권별 남북경협을 사자성어로 분석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일장춘몽'이라고 봤다. 사진=시사주간 DB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역대 정권별 남북경협을 사자성어로 분석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일장춘몽'이라고 봤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역대 정권들은 남북경협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순진하게 기대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진보는 먼저 주면 변하겠지라는 생각에, 보수는 안주면 변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대북 경협정책을 펼쳤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 11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발간한 <국가안보와 전략>에 실린 남북경협의 정부별 평가와 향후 추진방향이란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진보·보수를 떠나 역대 정부의 접근법은 순진했다고 봤다. “남한이 북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정책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순진한 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새로운 정책환경에 맞는 전략적 처방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남북 간 교량의 많고 적음을 넘어서 한반도의 입체교차로건설로 표현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역대 정부의 남북경협 정책을 사자성어에 빗대 비교분석했다.

◇ 노태우 정부 선경지명

노태우 정부는 1988‘7·7 선언으로 남북 경협을 합법화·공식화 한 점과 그 안에 담긴 인식 등을 들어 선견지명’ ‘언행일치정책으로 높이 평가했다. 북한이 이에 호응하는 상황이 만들어 진 점을 언급하며 “‘운도시래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운도 좋았다고 했다.

김영삼 정부 좌충우돌

김영삼 정부를 두고는 대북정책이 일관적이지 못했다면서 좌충우돌’ ‘조변석개정책을 폈다고 했다. 초반 남북경협에 적극 나서다 북한의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199410월 북·미 제네바 합의 성사 등을 거치며 정책이 오락가락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초기의 과감한 대북 인식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대내외 환경의 악재로 인해 실제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정책이 무원칙하게 변함에 따라 민간의 남북경협은 그만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 김대중 정부 문과기실

김대중 정부는 무늬가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을 담은 문과기실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햇볕정책과 함께 남북경협 확대를 적극 추진했으나 북한의 낮은 경제 수준으로 제대로 추진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민간 영역의 자율적 판단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경협 활성화에 정부가 주도할 수 밖에 없었고, 금강산 관광산업 등에서도 무리한 운영이 나타났다고 봤다.

◇ 노무현 정부 전철답습

노무현 정부의 남북경협 정책은 전철답습이라고 했다. 이전 김대중 정부와 동일한 방식의 남북경협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정부 주도·지원 방식, 대형 남북경협 선호는 그대로였고, 규모와 속도에서는 오히려 김대중 정부를 앞섰다고 했다.

◇ 이명박 정부 자승자박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자승자박으로 표현했다. ‘실용을 잣대로 실질적인 대북정책을 선언했지만, 천안함 사건에 따른 대북 제재 ‘5·24 조치를 발표하면서 임기 내내 강경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요구사항을 내건 것은 처음부터 너무 큰 칼을 너무 높이 든 셈이었다고 했다.

◇ 박근혜 정부 구화투신

박근혜 정부는 성급하게 행동하다가 해를 키웠다는 의미의 구화투신으로 표현했다. 북한과 신뢰 형성을 최우선으로 추진했지만 2016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선언해 오히려 남북경협이 완전히 단절된 점을 꼬집었다.

◇ 문재인 정부 일장춘몽

문재인 정부는 남북 경제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일장춘몽’, ‘노이무공‘(애는 썼으나 보람이 없다는 뜻)이었다고 봤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시작된 남북관계의 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화해국면은 끝나고, 이에 따라 남북경협에서도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봤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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