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 故 노옥희 교육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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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 故 노옥희 교육감의 길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12.1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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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사진=울산시교육청
故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사진=울산시교육청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 아프간 초등학생의 손을 꼭 잡고 등교를 같이 하던 사진으로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줬던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지난 8일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노옥희 교육감은 2018년 울산 최초 진보교육감으로 당선됐고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로 대표되는 그의 학생 복지 정책은 전국 최하위권이었던 울산의 청렴도와 교육복지를 전국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고교 전면 무상 급식, 신입생 교복비 지원, 초등학교 입학준비금 지원 등이 그의 대표적인 정책이다.

특히 그는 지난 3월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들이 처음으로 등교하던 날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는 사진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주민 자녀들의 등교를 반대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에 대해 논쟁보다는 대화와 설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학부모들의 반대 시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직접 아이들과 함께 등교를 하며 자칫 위축될 수 있었던 이주민 자녀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평소 자신의 교육철학, 소신, 하루 일정 등을 매일 SNS에 게재해 시민들과 공유했고 사망 당일에도 '자신만만 중등 미래형 수업 체험 축제' 소식을 전했다. 또 여름 휴가기간에는 손녀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최근에는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내는 글을 내기도 했다.

그의 죽음에 진보는 물론 보수에서도 애도의 메시지가 나왔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울산 지역 최초의 여성 교육감으로서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 실현을 위해 헌신하고 또 헌신했다.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위한 고인의 열정과 뜻을 잊지 않겠다"며 애도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마지막 세상과 등지는 그 시간까지 울산교육을 위해 애쓴 모습은 진보교육이 나아갈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됐다. 우리 모두에게 참스승이셨던 고인의 모습을 끝까지 기억하겠다"며 그를 애도했다.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서 고인에 대한 추모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반인들도 있었다.

'지역은 다르지만 정책은 늘 응원했다'는 글처럼 노옥희 교육감의 교육철학은 지역과 이념을 넘어 한국 교육이 갈 길을 알리는 방향타 역할을 했다. 노 교육감의 죽음과 그의 부재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바로 그 방향타가 사라졌다는 것 때문이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신념은 이제 한국 교육 전체의 신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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