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이름 '안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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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이름 '안현수'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01.3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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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청 코치에 지원한 빅토르 안. (사진=뉴시스)
성남시청 코치에 지원한 빅토르 안.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러시아로 귀화한 뒤 최근 지도자로 국내 복귀를 노렸던 빅토르 안(안현수)의 꿈이 좌절됐다.

빅토르 안은 올해 초 성남시청의 코치직 공개채용에 지원했다. 성남시청은 귀화 전 빅토르 안이 소속됐던 팀으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핵심인 최민정, 김길리 선수 등이 소속되어 있다.

그러나 성남시청은 최근 코치 최종 후보에서 빅토르 안을 제외시켰다. 그를 포함해 총 7명이 지원을 했고 지난 12일 면접이 진행됐지만 빅토르 안의 지도자 복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쇼트트랙 스타로 각광받았다. 특히 5000m 계주에서 보여준 역전 라스트 스퍼트는 '안현수'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아로새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10년 소속팀이었던 성남시청 빙상팀이 해체되고 다음해 국가대표 선발에서 탈락하면서 빅토르 안은 국적을 바꾸는 결정을 하게 된다. 당시 쇼트트랙 파벌 싸움이 논란이 됐던 시기였기에 그를 '파벌의 희생양'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러시아 귀화에 대한 동정의 여론도 형성이 됐다.

그리고 그는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3관왕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중국팀의 코치로 합류해 중국에 4개의 메달을 안겼다. 하지만 중국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이 나오면서 빅토르 안은 김선태 당시 중국 감독과 더불어 국내 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했다.

복귀 시도 소식이 전해진 후 빙상지도자연맹은 성명을 통해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가 귀화 직전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 이중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뒤 몰랐던 척 했다"며 빅토르 안의 복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맹은 또 "직업 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가 스포츠의 최우선 가치인 공정을 넘어설 순 없다"면서 성남시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지도자를 선임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여론도 어느새 '국적을 버려놓고 돈을 바라고 다시 온 것'이라는 비난이 앞섰고 결국 복귀는 차단이 됐다.

그의 선택은 영광을 주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의 진정한 고국이었던 한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아야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국내 지도자의 길이 일단 막힌 상황에서 빅토르 안이 어떤 길을 가게 될 지 주목되지만 더 이상 토리노 올림픽 당시의 '안현수'를 생각하는 이들은 이제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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