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37% "추워서 일상생활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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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37% "추워서 일상생활 불가"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3.02.0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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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공단 '에너지바우처' 패널 연구 결과
절반 이상 "난방비 걱정"…최근 요금 올라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 결과 '에너지 바우처' 수급가구 중 약 37%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집안이 춥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에너지바우처 지원을 받아도 난방비 부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의 60%만 난방을 가동한다고 답했다.

7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의 '2021년 에너지바우처 패널 조사 연구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바우처 이용 가구의 절반 이상(53.9%)이 난방비에 대해 걱정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안이 추워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응답도 37.2%에 달했다.

이들의 겨울철 월평균 에너지비용은 2020년 기준 7만3614원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보면 영유아 가정(10만9069원)과 소년소녀가정(9만8547원)의 에너지비용이 노인·질환자 가구(6만3704원)보다 높았다. 주택 형태별로는 단독주택 가구(9만5827원)가 아파트 가구(6만756원)보다 3만5071원(57.7%)가량 더 큰 비용을 지출했다.

겨울철 에너지바우처 사용 기간이 약 7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이번에 지원 금액을 30만4000원 늘려줘도 부족한 수준이다.

에너지바우처 수급자들은 겨울철 주택 내 평일 기준, 거주 시간이 20.67시간인 데 비해 난방시간은 12.58시간으로 거주 시간 대비 난방 시간 비율은 60.9%에 그쳤다. 난방 시간은 임산부(77.7%)가 가장 길고, 노인(59.8%)이 가장 짧았다.

특히 최근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만큼 겨울을 나기에 더 어려워졌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부랴부랴 한시적으로 가스요금 할인에 나섰지만, 취약계층은 상대적으로 전기장판 등 전기 온열기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에너지바우처 가구의 연간 에너지사용량을 보면 도시가스 사용량(45.7%)이 가장 높지만, 전기 사용량 비율도 38.5%를 차지했다. 이는 일반가구 전기 사용 비율(27.1%)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주택 구조가 단열이 덜 되고, 난방시설이나 비용이 충분치 못하자 전열기구에 더 기댄 모습이다.

에너지공단은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한 통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에너지바우처 가구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자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함께 에너지 빈곤지수 개발 등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이 의원은 "한시적인 요금 할인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에너지물가지원금을 지원하고 고효율 히트펌프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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