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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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3.02.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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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검찰의 영장청구와 관련 입장을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검찰의 영장청구와 관련 입장을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지난 2016년, 미국 하버드대 토드 로저스 교수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모리스 슈와이처 교수가 주도하는 연구진이 내놓은 ‘거짓말의 제3유형’ 논문은 매우 흥미롭다.

보통 거짓말은 적극적으로 허위를 진술하는 '작위(作爲)에 의한 거짓말'과 소극적으로 관련 정보나 사실을 빠뜨리는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거짓말'로 대별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둘 이외에도 '호도성(糊塗性) 거짓말'이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그 폐해도 크다고 주장했다. 호도는 풀을 바른다는 뜻으로, 명확하게 결말을 내지 않고 일시적으로 감추거나 흐지부지 덮어 버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논점을 회피하고 불완전한 표현으로 상대의 공격을 벗어나거나 선택적이고 편향된 진술로 자신의 주장을 극대화한다. 또 과장과 왜곡으로 대화의 질을 떨어뜨린다. 연구진은 정치인들이 주로 이런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구진은 '호도성 거짓'의 대표적 사례로 1998년 1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들었다. 이때는 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위스키와의 '성적 (또는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사실이 만 천하에 드러나기 전이었다.

당시 PBS방송 짐 로저스 앵커는 대담에서 클린턴에게 '성적 (또는 부적절한) 관계가 없었냐'고 묻자 클린턴은 "성적 관계나 부적절한 관계는 없다. 그게 정확한 사실"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재임 동안 3만573번의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어디 이들 뿐이겠는가. 정확한 조사를 안해서 그렇지 우리나라 대통령들 중에서도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한 사람이 한 둘 아닐 것이다. 가깝게는 문재인 정부에서 통계까지 조작해 국민을 속이지 않았는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도 눈에 들어 온다. 2012년 성남시장 시절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했던 적이 있는데 TV토론회에서 ‘그런 적 없다’고 대답했다. 분명 거짓말이지만 2020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무죄선고한 대법관 12명 중 7명은 ‘토론과정에서 한 표현이 의도적인 사실왜곡이 아닌 한 허위사실공표 아니다’는 논리를 폈다. 호도성 거짓말에 손을 들어 준 것 아닌가 한다.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 대표가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심지어 검사를 사칭해 성남시장을 취재한 KBS 모 PD와 공모한 혐의로 고소당했을 때와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조례안 문제로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당했을 때 수사관을 피해 도망다닌 적도 있다.

대장동 사건 등과 관련된 그의 측근들의 입도 국민 관심사다. 이들이 만약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어떤 유형의 거짓말을 하던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는 법이니 그 이치를 아는 것도 깨달음이라면 깨달음이다. 그래서 인지 가수 김추자 씨는 이렇게 노래했다. “거짓말이야 거짓 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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