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이스 '린샤오쥔'으로 한국 땅 밟은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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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에이스 '린샤오쥔'으로 한국 땅 밟은 임효준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03.1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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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5000m 계주에서 우승한 후 기뻐하는 린샤오쥔. (사진=뉴시스)
남자 5000m 계주에서 우승한 후 기뻐하는 린샤오쥔.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23 ISU(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7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는 쇼트트랙 강국의 위상을 직접 확인하려는 관중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로 부상한 박지원, 한국 쇼트트랙의 대표 최민정, 신예 김길리 등의 활약도 관심사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관심을 받은 선수는 바로 중국의 린샤오쥔이었다. 중국으로 귀화한 임효준이 바로 그다.

린샤오쥔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19년 6월 훈련 중 동성 후배의 반바지를 잡아당기면서 강제추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로 인해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무죄로 결론이 나기는 했지만 자격정지를 당한 임효준은 2020년 6월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하지만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기존 국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지 3년이 지나야 바뀐 국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린샤오쥔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중국 대표 선발전에서도 탈락하며 올림픽 출전은 완전히 무산됐다.

이후 2022년 7월 린샤오쥔은 중국 선수로 ISU에 공식 등록됐고 그해 9월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됐다. 그리고 지난 2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m와 남자 5000m 계주에서 우승하며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서울 대회에서는 2022~2023 시즌 월드컵 개인 종합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가 된 박지원과 린샤오쥔의 대결이 최고의 관심사였다. 박지원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린샤오쥔과의 대결에 대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엄청난 실력을 가졌다. 그 선수도 남다른 실력이 있는 선수이기에 저 역시 100%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각오를 밝혔다.

린샤오쥔은 남자 500m에서 박지원, 이준서 등 한국 선수들의 견제를 뜷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결승에서도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과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격이었다. 선수들이 경기 때 발목에 차야 하는 기록 측정 장비인 트랜스폰더를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황당한 실수가 린샤오쥔의 메달의 꿈을 무산시켰다.

개인전에서 린샤오쥔이 메달을 놓치는 동안 박지원은 남자 1500m와 1000m에서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마지막 날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서 중국 대표팀이 1위를 차지하면서 린샤오쥔은 금메달을 손에 쥐게 됐다.

린샤오쥔은 "힘들었지만 지금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멀리 중국에서 응원온 팬들에게 고맙고 아직도 많은 한국 팬이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우리 선수가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 린샤오쥔이 나설 때는 몇몇 한국 팬들이 그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중국에서 정상의 선수로 다시 돌아온 린샤오쥔이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주홍글씨가 남아있다. 특히나 한국 팀의 최대 라이벌인 중국의 에이스가 됐다는 점은 경계심을 한껏 높이기에 충분했다. 박지원의 돌풍으로 올 시즌이 마감된 가운데 신흥 강호로 도약한 네덜란드 선수들, 그리고 린샤오쥔을 앞세운 중국의 도전에 맞서야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활약이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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