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 예방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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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癌) 예방 중요성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3.04.0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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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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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암(癌)은 40년째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로 전체 사망의 26%에 달하고 있다.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은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당뇨병, 알츠하이머병(치매), 간 질환, 패혈증, 고혈압성 질환 순으로 많았다. 3대 사인인 암, 심장 질환, 폐렴이 전체 사망의 43.1%를 차지했다. 

국립암센터에서 국가암등록통계를 내기 시작한 20년 전에는 매년 약 10만1천명 암환자가 발생했으나, 지금은 약 25만명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이며, 남자(80.5세)는 5명 중 2명(39.0%), 여자(86.5세)는 3명 중 1명(33.9%)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암은 대표적인 노화질환이므로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암 발생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사망자 수는 1980년대 이후 2019년까지 20만 명대에 머물러왔다. 그러다 2020년 30만4948명으로 30만 명대를 돌파한 뒤 2021년 31만7680명, 2022년 37만2800명으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우리나라 인구의 자연 감소는 2020년 사망자 수(30만4948명)가 출생아 수(27만2337명)를 넘어서면서 이미 시작됐다. 이에 한국도 다사(多死)사회가 되었다. 

미국에서 암은 심장질환에 이어 두 번째로 주요한 사망원인이다. 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는 최근 30년 동안 미국에서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3월 13일 발표했다. 즉, 1991년 미국에서 암으로 사망한 남성은 10만명당 279.2명에서 2020년 170.3명으로 39% 감소했으며, 여성은 10만명당 175.3명에서 124.1명으로 29% 줄었다. 암협회는 흡연율 하락, 암 조기 발견 증가, 의학 기술의 발전이 암 사망자가 급감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cell)는 정상적으로는 세포 자체의 조절 기능에 의해 분열 및 성장하고.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되면 스스로 사멸(死滅)한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세포 자체의 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사멸해야 할 비정상 세포들이 과다 증식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 주위 조직 및 장기에 침입하여 종괴를 형성하고 기존의 구조를 파괴하거나 변형시킨다. 이러한 상태를 암(cancer)으로 정의한다. 

세포는 탄생부터 사망까지 크게 3가지(생성, 분화, 사멸) 과정을 거친다. 건강한 몸이란 죽어야 할 세포는 죽고, 살아야 할 세포가 살아있는 균형 상태이며, 균형이 깨졌을 때 질병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암(癌)은 죽어야 할 암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늘어나면서 생기는 병이며, 반대로 치매(癡呆)는 살아야 할 뇌세포들이 계속해서 죽으면 발병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속에서 암이 생기고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30조 개로 추산되는 세포들이 한두 달 주기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세포=암’은 아니다. 우리 몸의 면역이 암세포 증식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의 핵심은 올바른 섭생(攝生)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적당한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몸에 나쁜 걸 하지 않으며, 마음의 평화도 중요하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면역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증가시킨다. 

매년 3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암 예방의 날’이다. WHO는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활동 실천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의 암환자도 현대의학으로 완치는 못하지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밝힌 것에 착안하여 ‘3-2-1’을 상징하는 3월 21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즉 암은 3분의 3에서 예방으로 3분의 1을 막아 3분의 2가 남고, 다시 조기진단으로 3분의 1을 막으면 3분의 1이 남고, 나머지 3분의 1은 적극 치료를 하면 된다는 의미에서 ‘3-2-1’의 숫자가 나온 것이다. 각 단계별로 암의 공포가 3분의 1씩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암 예방의 날’은 암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암 예방과 치료 및 관리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주도로 국가에서 지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제16회 암 예방의 날 기념식이 지난 3월 21일(화) 오후 1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기념사, 축사/축하영상, 국민 암예방 수칙 낭독, 유공자 포상, 축하공연, 암예방 캠페인 영상, 우수사례 시상/발표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국립암센터와 대한암예방학회가 공동으로 ‘암 예방의 날 기념 심포지엄’을 오전 9시부터 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한국인 암 예방을 위한 주요 요인의 정책 현황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국내외 흡연예방 및 금연정책의 현황과 전망(이강숙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국내외 음주폐해 관련 정책의 현황과 전망(이해국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국내외 식이 관련 정책의 현황과 전망(김초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객원교수)이 발표되었다. 이어 암예방을 위한 정책 제언과 종합토론을 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암예방 수칙을 제정해 생활 속에서 꾸준하게 실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암을 예방하는 10가지 생활 수칙인 ‘국민 암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폐암(肺癌)은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20배, 후두암(喉頭癌)은 10배, 구강암(口腔癌)은 4배, 식도암(食道癌)은 3배 많이 발생한다. 담배에는 69가지 발암물질과 4000여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어 매우 위험하다.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맡는 간접흡연도 직접흡연과 마찬가지로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금연(禁煙)하여야 한다. 

2.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과일과 채소의 섭취량을 늘리면 암발생률이 5-12%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식물성 음식을 기반으로 한 식단이 유방암(乳房癌) 발병 위험을 약 15%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 또 여러 종류의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여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암 발생 원인 중 식생활 및 영양에 의한 요인은 약 20-30%이므로 암 예방에 있어 식사 조절과 영양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3.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고농도의 소금은 위(胃)점막의 세포를 자극하여 음식 속의 발암물질이 잘 흡수되오록 도와주어 간접적인 발암물질이 될 수 있다. 김치와 젓갈과 같이 소금에 절인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짠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위암(胃癌) 발생률이 10% 높으므로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육류나 생선을 높은 온도에서 구우면 암 유발을 촉진하는 강력한 발암물질들이 생겨 이를 섭취하면 위암, 결장암(結腸癌), 췌장암(膵臟癌),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게 되므로 직화(直火)구이와 탄 음식은 피해야 한다. 

4. 암예방을 위하며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술은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마시는 순간 간암(肝癌), 구순암(口脣癌), 인두암(咽頭癌), 후두암, 식도암, 유방암 발병률을 증가시키므로 음주(飮酒)를 자제해야 한다. 하루에 50g 정도의 알코올 섭취를 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 발생의 위험이 2-3배까지 증가한다. 피할 수 없는 자리에서도 평소보다 의식적으로 줄여서 마셔야 한다. 

5.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대장암(大腸癌)과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이며, 다른 암과 관련된 위험요인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는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이 적정하다. 운동을 위해 따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면 일상에서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도 좋다. 즉, 출퇴근 시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걷기,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서 있기, 누워있는 시간 줄이기 등이 있다. 

6.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비만한 사람과 체지방량(體脂肪量)이 많은 사람은 신체 내 산화스트레스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불필요한 세포 성장이 촉진되므로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겨날 확률이 높아진다. 비만도가 높아질수록 대장암, 직장암(直腸癌), 간암(肝癌), 담도암(膽道癌), 전립선암(前立腺癌), 신장암(腎臟癌), 갑상샘암(甲狀腺癌), 소세포폐암(小細胞肺癌), 림프종(淋巴腫), 흑색종(黑色腫) 등의 발생위험이 커진다. 비만을 해결하려고 너무 안 먹다보면 신체에 꼭 필요한 영양소 결핍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건강하게 충분히 먹고 먹은 만큼 운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7.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

간암(肝癌)의 주된 발생 요인은 B형간염, C형간염, 그리고 음주다. 음주는 음주습관을 조절하여 예방할 수 있고, B형간염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C형간염 백신은 없지만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자궁경부암(子宮頸部癌) 백신을 받아야 한다. 

8. 성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생식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는 병원체 감염은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성생활로 전파되어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와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첫 성 경험 나이를 늦추고 안전한 성생활을 하여야 한다. 이는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위험을 줄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궁경부암과 간암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성은 자궁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완료한 후 첫 성경험을 갖는 것이 안전하다. 

9.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일반적인 업무 환경 속에서도 발암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 작업장에서 노출될 수 있는 발암물질은 석면, 크롬, 비소, 니켈, 염화비닐 등이 대표적이다. 석면의 경우 폐암 발생 가능성을 높여 그 근처 거주자와 종사자에게 위험을 끼쳤고, 근로자에게 폐암이 발생한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는다. 산업안전보건지침에 따라 작업장 내에서도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10.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정부에서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국가암검진(癌檢診)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폐암을 추가한 6개의 암에 대한 검진이 실시되고 있다. 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지침에 맞게 건강검진을 빠짐없이 방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암 예방을 위한 건강한 식습관 5가지>는 △하루 세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어라, △과다한 육류 섭취를 삼가라, △우유와 청국장을 섭취하라, △불에 태운 생선과 고기는 피하라,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라 등이다. 

식품 색소 성분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은 화려하고 짙은 색소에 많이 들어 있는데, 색깔별로는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 보라색, 녹색에 많이 들어 있다. 붉은색 그룹인 토마토와 수박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lycopene)은 전립선암과 폐암을 억제하며, 녹색 그룹인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설포라판(sulforaphane)은 방광암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노란색을 대표하는 콩에는 유방암을 억제하고 예방하는 이소플라본(isoflavone)이 들어 있다. 보라색 아로니아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은 활성산소 제거를 통해 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도 늙고 손상당하기 때문이다.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 중 1명이 일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린다고 봐야 한다. 암의 3분의 2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랜덤(무작위)으로 생긴다. 암에 걸린 게 부모로부터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아서가 아니란 뜻이다. 이에 우리는 스트레스 대책을 세우고, 웃음과 기쁨을 얻는 행위를 해야 한다. 매사에 감사하고 행복해하고 조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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