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미싱 빼돌려 외화벌이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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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성공단 미싱 빼돌려 외화벌이 활용한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4.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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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부터 임가공 수주 크게 늘어나자
당 39호실 산하 '수출피복공장'으로 이전
개성공업지구법-유엔 대북제재결의 위반
개성공단 한 의류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개성공단 한 의류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당국이 개성공단 내 의류생산 설비를 당 39호실 산하 수출피복공장으로 대량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7일 북한이 남한기업 재산권인 개성공단 생산설비를 무단 이전해 당 자금을 확보하는 외화벌이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평안북도의 한 무역 관계자를 인용해 “이달 초 신의주에 자리한 은하(수출)피복공장에 전기재봉기(미싱) 100대를 들어왔다”며 “전기재봉기는 개성공단에서 실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에는 내각 경공업성 산하 피복총국이 운영하는 수출피복공장도 있지만 당 39호실 산하 은하지도국이 운영하는 수출피복공장이 평양을 비롯해 전국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에도 200명 규모의 종업원이 일하는 은하피복공장이 신의주와 동림군에 자리하고 있다.

소식통은 “(개성공단) 전기재봉기(미싱)가 신의주 은하(수출)피복공장에 이전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며 “코로나 전에 동림군에 있는 수출피복공장에도 전기재봉기가 개성공단에서 30대 정도 이전됐지만 올해처럼 100대 규모로 대량 이전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평양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올 3월 모란봉구역 수출피복공장에 하얀 전기재봉기가 트럭에 실려 들어왔다”면서 “전기재봉기는 개성공단에서 실어왔다”고 전했다.

평양에는 중구역을 비롯한 11개 중심구역에 당 39호실 산하 은하지도국이 운영하는 크고 작은 수출피복공장이 수백여 곳 달한다. 모란봉구역에 있는 수출피복공장은 500명 정도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평양에서 규모가 큰 수출피복공장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전기재봉기와 오바르크 설비 등이 구축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개성공단에 있는 의류 생산설비보다 품질이 안 좋아 고장이 잦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들어 중국기업으로부터 의류 임가공 수주가 늘어나자 은하지도국은 수출피복공장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고 이에 중앙에서는 개성공단 내 의류 생산설비를 무단 이전해 가동함으로써 외화벌이 사업을 확장하도록 승인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다.

북·중 간 의류임가공은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에 파견돼 진행되는 형태도 있지만 2017년 해외 체류 북한 근로자들을 2019년 말까지 철수시키도록 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가 채택되면서 줄어들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의류임가공은 외화벌이 수익이 적지 않아 중국 현지에 남아있는 (북한)노동자들과 국내 수출피복공장 노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며 “현재 의류원단과 원부자재는 화물열차와 해상무역으로 (북한으로) 들여와 수출피복공장에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는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도 금지다. 북한이 개성공단 의류 생산설비를 무단 이전해 가동하면서 임가공의류를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는 것은 개성공업지구법은 물론 유엔 대북제재결의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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