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바나나 '꿀꺽' 서울대생에 쏟아지는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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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바나나 '꿀꺽' 서울대생에 쏟아지는 비난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3.05.0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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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리움미술관에서 전시 중이었던 작품을 먹고 이를 스스로 언론사에 제보한 한 서울대생의 행동이 논란이다. 작가와 미술관 측은 이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대중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대에서 미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A씨는 서울 용산구 리움 미술관에서 개막한 이탈리아 조각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 '위(WE)'를 관람하던 도중 작품 '코미디언(Comedian)'의 재료인 바나나를 먹었다. '코미디언'은 벽면에 은색 테이프로 바나나를 붙여 놓은 형태의 작품으로 그 가격은 12만 달러(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사건은 A씨가 직접 언론사에 관련 사진과 영상을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그는 왜 바나나를 먹었냐는 미술관 측의 물음에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가 고팠다"고 답했다. 이후 미술관 관계자는 A씨에게 별도의 손해배상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작가 카텔란 역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학생들은 A씨의 행동이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재학생은 댓글을 통해 "먹으라고 가져다 둔 게 작품의 의도가 아니고, 이미 2019년에 다른 사람이 바나나를 먹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톰 브라운 넥타이 매고 바나나 먹는 걸 손수 찍어 언론사에 제보한 자의식 과잉에 넌더리가 난다"고 지적했다.

다른 재학생 역시 "미술관에서 그냥 무시한 게 제일 웃기다"며 "손해배상 청구도 안 하고 기사화도 전혀 안 했다. 그냥 바나나 먹는 걸 가만히 보다가 1시간 뒤 새로운 바나나로 교체해 버렸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이에 다른 재학생은 "미술관 측도 (대응할) 가치가 하나도 없다는 걸 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미디언'은 바나나라는 재료 자체가 아닌 '바나나를 벽에 붙였다'는 아이디어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은 개념미술 작품으로 분류된다. 미술관 측은 2~3일에 한 번씩 바나나를 교체하며 전시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A씨가 바나나를 먹은 행위에 어떠한 의미도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잇따른 것이다.

이와 유사한 퍼포먼스가 이미 오래 전 존재했다는 사실도 문제가 됐다. 지난 2019년 미국의 아티스트 데이비드 다투나는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전시된 '코미디언'의 바나나를 떼어내 먹었다. 당시 그는 "배가 고파서 먹었다. 바나나를 먹은 이 행위에 '배고픈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붙이겠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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