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황영화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청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부는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내부를 비판했다. 대구지역 정치권은 들끓고 있다.

홍 시장은 10일 오전 이 대표를 면담 중 “우리 당 문제는 잘됐으면 한다”면서도 “민주당은 현안 처리에 속도감 있고 아주 빠르다. 그런데 우리 당은 잘못하고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 본 일이 없다”고 했다. 

“윤석열 정권은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 그걸 민주당에서 좀 도와야 나라가 안정이 된다”며 “정부가 정치에 노련한 사람들이 아니다.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를 풀어나가 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홍 시장은 “문제되는 사람들은 정리해서 부담 더는 게 민주당인데 우리 당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서 “당이야 어찌 되건 말건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하니까 당에 대한 헌신이 없다. 우리 당이 원래 그렇다”고 했다.

또 “당 대표(김기현)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 이야기를 하니까 상임고문 해촉하고, 참 희한하다”며 “상임고문 해촉한다고 내가 할 말 못할 사람은 아닌데 그걸 모르는 모양이다”고 했다.

홍 시장의 이런 발언이 언론보도와 SNS를 통해 알려지자 11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대구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이 바른 말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민주당 대변인인가’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홍 시장이 SNS를 통해 ‘국민의힘 최초의 상임고문’, ‘당 원로’를 자처하며 국민의힘 내부를 향해 조언한다고 밝혀 왔으면서도 다른 사람도 아닌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부·여당을 적나라하게 비판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야당 대변인의 비판 성명인줄 알았다”며 “당 소속 단체장이 각종 범죄의혹을 받고 있는 야당 대표를 만나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의회 A의원도 “여러 어려움에 처한 정부와 당을 향해 원로로서 덕담은 못 할망정 민주당의 정부·여당 저격수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고 했다.

대구시청 관계자는 “홍 시장 발언의 행간을 잘 해석해야 한다”면서 “결국 정부가 성공하고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정치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런 발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홍 시장 편을 들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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