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배불리기 위한 홈쇼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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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배불리기 위한 홈쇼핑인가!.
  • 시사주간
  • 승인 2014.10.2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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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때마다 '홈쇼핑' 개국.


[시사주간=이서진기자]
  커넥션 의혹을 받으며 정권때마다 양산되는 홈쇼핑,
 
내년 상반기에도 제7홈쇼핑이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홈쇼핑 업계와 전문가들은 홈쇼핑 출범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된 명분 없이 그저 정치 논리로만 풀어내려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 시절 우리홈쇼핑,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유사 홈쇼핑인 T커머스,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시절엔 홈앤쇼핑을 승인하면서 '중소기업 판로 지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제대로 지켜진 곳은 한 곳도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약 268조원이며 이 중 홈쇼핑 시장 규모는 약 13조3000억원으로 전체 유통시장의 약 4.9%를 차지한다.

홈쇼핑 시장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0% 이상 급성장했으나 2012년 10% 성장률 기록 후 올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최근 5년간 전체 홈쇼핑 취급고 성장률은 2010년 23.2%, 2011년 21.7%, 2012년 10.8%, 2013년도 8.8%, 2014년도 상반기 –2.3%이다.

특히 홈쇼핑 시장 1, 2위 사업자인 CJ오쇼핑과 GS홈쇼핑의 경우 상반기 각각 -7%, -10% 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7홈쇼핑의 출범에 대해 업계와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특히 정부가 51%의 지분을 들여 공영 홈쇼핑을 만들 계획이라 전 세계적으로도 정부가 홈쇼핑 산업을 공영화한 사례가 없다는 점 역시 논란거리다.

홈쇼핑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은 백화점이나 마트처럼 시장논리에 따라 효율성을 기준으로 운영되는 산업"이라면서 "공영 홈쇼핑이 생길 경우 중기유통센터가 운영하는 '행복한 세상' 백화점처럼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못 따라가 부실화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신규 홈쇼핑이 진입하게 되면 지상파 채널 중간에 있는 황금 채널을 배정받기 위해 홈쇼핑간의 경쟁이 심화돼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 지불하는 송출료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홈앤쇼핑이 시장에 진입한 2011년부터 송출 수수료가 크게 증가해 홈쇼핑채널 사업자가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취급고 중 2010년 9.4%, 2011년 10.0%, 2012년 12.4%, 2013년 12.2%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결국 기존 중소기업 판매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송출료에 과다하게 의존하게 돼 유료방송 수신료 축소로 중소 프로그램제공자(PP)들의 피해가 예상이 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구조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한 방송 업계 관계자는 "신규 홈쇼핑 진입으로 인한 가용채널 수의 감소는 시청자들이 다양한 방송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면서 "시청자 채널 선택권을 훼손함과 동시에 다양한 방송을 제공한다는 유료방송의 근본 도입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쇼핑 방송에 필요한 최소 규모의 재고를 확보하고 소비자 품질기준을 통과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지 않는 것도 문제다. 기존 홈쇼핑사의 거래기업들을 경쟁적으로 확보해서 운영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홈앤쇼핑도 애초 설립 취지는 신규 중소기업 상품 발굴 창구 목적이 강했으나 운영상 한계로 기존 홈쇼핑사의 거래기업들 위주로 영업 중이다.

홈쇼핑의 영업이익율 역시 더욱 악화될 우려가 크다. 현재 국내 홈쇼핑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취급고(거래금액) 대비 약 5% 수준이다.

예컨대 소비자가 1000원짜리 물건 하나를 구입하면 상품원가, 송출수수료, 방송제작비, 택배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홈쇼핑 업체는 50원을 남기는 것이다.

이는 평균 9%에 달하는 백화점 업계의 영업이익률과 대비해도 낮은 수준이며 성장을 위한 추가 투자나 해외진출을 위한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해 유통업체별 영업이익률을 봐도 현대백화점이 8.8%, 롯데백화점이 8.5%, 신세계백화점이 6.2%, 이마트가 6%인 반면 현대홈쇼핑이 5.3%, CJ오쇼핑이 5.1%, GS홈쇼핑이 4.8%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지분 51%를 제외한 나머지 49%에 종합편성채널을 소유한 신문사들이 들어와 배당금을 챙겨 현재 적자의 늪에 허덕이는 종편을 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제7홈쇼핑은 종편 그룹 사이에 홈쇼핑 채널을 넣어 종편의 시청률 상승 효과와 지상파와 동일한 위상을 만들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 홈쇼핑채널 사업자가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전체 취급고의 약 12%에 달했다. 무료 배송 및 반품에 소요되는 택배비도 취급고 대비 2%이며 이를 감안한 홈쇼핑 실질 판매수수료는 약 20% 정도다. 지난 해 말 공정위가 발표한 백화점 평균 판매수수료인 28.5%보다 낮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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