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며느리도 몰라~' 해양환경공단의 채용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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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며느리도 몰라~' 해양환경공단의 채용공고.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4.11.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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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해양환경관리공단


[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정확한 채용인원은 저희도 알 수 없습니다."

21일 '해상직 공개채용' 공고문을 게시한 해양환경관리공단 측의 답변이다.

'채용 규모를 알아야 구직자들이 지원할지 안할 지 고민할 거 아니냐'는 질문에 해양환경공단 홍보팀 관계자는 "저희도 몇 명을 채용할 지는 모른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유는 더 가관이다.

채용인원을 공개할 경우 지원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매번 그렇게 해왔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0명이라고 하면 지원자가 줄어들 수도 있어 채용인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채용을 담당하는 공단 인적자원팀 담당자에게 재확인을 요청했다.

"저희도 몇 명을 채용할 지 확인되지 않습니다. '0명'이라고 공고했으니 5명이 될 수도 있고 9명이 될 수도 있고..."

공단의 채용 공고문에 따르면 모집분야는 항해·기관분야로 연령·학력·성별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해기사 면허 5급 이상을 소지하고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승무원 법정교육을 이수해야 채용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자세한 사항은 인적자원팀으로 문의하라고 되어 있다.

경쟁을 고민해야 하는 구직자 입장에서는 모집분야뿐 아니라, 채용규모 또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그런데 채용인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모르는 것인지, 알려주고 싶지 않다는 것인지.

모른다면 구직자에겐 인생이 걸렸을 일들에 대해 너무 '건성'으로 대하는 것이고, 알려주고 싶지 않다면 맘껏 야료를 부리겠다는 소리로까지 들린다.

해양환경 보존 및 방제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설립된 해양환경공단은 '푸른 해양의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국민기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단적인 예만 놓고봐도 이 모양인데 내부 사정은 굳이 말 안해도 알만하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은 세월호 사고 이후 한국선급과 함께 역대 이사장 모두 해양수산부 전직 관료출신이어서 이른바 '해피아(해양수산부 마피아)'의 본거지라는 오명을 입었다. 현 곽인섭 이사장(2011년부터 현재까지)은 해수부의 전신인 국토해양부에서 물류항만실장을 지냈고, 이용우 전 이사장(2008~2011년)은 해수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던데...

'해양환경관리공단=해피아 본거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불투명 막'부터 벗어던져라.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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