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수료 2%…배달앱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2020-06-25     황채원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10개 민간 배달사와 함께 지역화폐 전용 새 배달앱 서비스 육성법안 발표를 비롯한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채원 기자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이르면 9월부터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페이코, 놀장, 먹깨비 등 10개 배달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서울사랑상품권의 사용처가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사랑상품권은 7~1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회원 가입자가 120만명까지 확대됐다.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제로페이 가맹점도 현재 25만개에 이른다.

10개 배달앱(배달 플랫폼사)과 가맹을 맺은 소상공인 업체는 2% 이하의 저렴한 배달 중개수수료로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배달 플랫폼사의 광고료·수수료를 합한 가맹점 부담이 6~12%인 점을 고려하면 약 4~10% 가까이 수수료가 낮아진다.

시는 배달 플랫폼 회사에 서울사랑상품권을 배달앱 결제수단으로 제공한다. 또 플랫폼사의 가장 큰 어려움인 가맹점 확보를 위해 25만개에 이르는 서울시내 제로페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에 나선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제로페이 가맹점에 e-팜플렛 가입 안내문을 발송한다"며 "가맹점주는 10개 배달 플랫폼사 중 가입을 희망하는 업체를 선택하면 가맹 가입과 배달앱 프로그램 설치 등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결제수단과 가맹점을 확보한 배달 플랫폼사는 배달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춰 소상공인 업체와 상생을 실현하고 낮은 수수료의 배달시장을 열 계획이다.

시의 이번 대책은 새로운 배달앱을 만들거나 공공재원으로 수수료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동안 타 지자체에서 추진해온 '공공배달앱'과는 차별화된다. 공공이 민간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민간업체끼리 경쟁할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취지다.

기존 배달앱에 결제방식만 새롭게 추가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쓰던 앱 그대로 서울사랑상품권만 선택해 결제하면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10개 국내 배달 플랫폼사, 소상공인 단체와 '제로페이 기반 제로배달 유니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하는 10개 배달 플랫폼 회사는 ▲엔에이치엔페이코(페이코) ▲리치빔(멸치배달) ▲만나플래닛(만나플래닛) ▲먹깨비(먹깨비) ▲스폰지(배달독립0815) ▲위주(놀장) ▲질경이(로마켓) ▲특별한우리동네(주피드) ▲허니비즈(띵동) ▲KIS정보(스마트오더2.0)다.

기관·단체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이다.

국내 배달업계는 스마트폰 보급과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시장규모가 2018년 약 3조원에서 올해 이후에는 약 20조원으로 폭증이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배달시장은 '배달의 민족' 등 3개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면서 높은 광고료와 중개 수수료로 인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박 시장은 "일부 업체가 배달시장을 과점하면서 높은 광고료와 중개 수수료로 인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소규모 벤처기업이나 창업기업이 배달 플랫폼 시장에 진입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배달 시장에서 소상공인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시장으로 바꿔나가길 기대한다"며 "지나친 독과점은 결국 소비자와 국민들의 이익을 헤친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앱의 성장이 가져온 새로운 부가가치가 외부의 독점적 기업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골고루 분배되는 시장구조가 형성돼야 한다"며 "서울시는 배달시장에 뛰어 드는 창업가에게 제로페이 인프라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로배달 서비스업체들은 소상공인 가맹점들에게 합리적인 수수료를 제시해야 한다"며 "이들 배달앱 업체들이 수수료를 2% 이하 또는 0%까지 제공하겠다고 스스로 약속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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