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일상] ⑫ 달라진 '직장생활 풍속도'…업무 명확·효율성↑

재택근무 증가, 회의 빈도 감소 등 '일의 과정' 변화  직장상사 모호한 업무지시 줄어…'업무 만족도' UP

2020-10-30     이보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직장생활 전반에도 유례없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근무환경을 바꾼 회사들이 많아졌고, 항상 논의에서만 그쳤던 재택근무도 현실화됐다. 또 회의의 빈도와 시간이 줄어들면서 대면 접촉보다 이메일과 메신저 등 비대면 소통방식을 지향하는 사업장이 많아지는 등 변화가 뚜렷하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변화된 직장생활의 모습은 과연 향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지속될 주 있을지 궁금해진다.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늘고 회의 빈도가 줄어드는 등 직장생활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최근 전국 만 19세부터 59세까지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포스트코로나 시대 직장인의 '일의 과정'에 관련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근무형태와 근무시간, 사내 소통방식 등 직장생활 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긴 것이 확인됐다. 

먼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올해 2월 이후 직장인 10명 중 3명 정도(30.3%)가 '재택근무'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확신 이후 재택근무 경험 유무. 사진=엠브레인

지금까지 재택근무 도입과 관련, 항상 논의 단계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가 직장인들의 근무형태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2월 이후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직장인은 2.7%로 소수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경험이 영구적인 근무형태의 변화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출퇴근 시간 및 근무시간에도 부분적인 변화가 감지됐다. 직장인 10명 중 2명 정도가 출퇴근 시간과 총 근무시간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한 것. 

'출근시간'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19%가 올해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전 대비 빨라졌거나(5.9%) 늦어졌다(6.5%)는 응답과 자유로워졌다(6.6%)는 응답이 고르게 나왔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파가 붐비는 출퇴근 시간을 피할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회사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 같은 출근시간의 변화가 지속될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코로나19 종식까지만 계속될 것 같다'는 답변(45.3%)이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것' 이라는 답변(36.8%)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출퇴근 시간 및 근무시간의 변화보다 두드러진 특징은 직장 내 '소통방식'의 변화였다. 무엇보다 직장 내 '회의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과 관공서 등에서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뉴시스

직장인의 40.8%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회의 방식에 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했고, 31.2%는 '회의 빈도와 시간이 모두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어 '회의 빈도는 감소하고 시간은 증가했다'(5.4%), '회의 시간은 감소하고 빈도는 증가했다'는 응답도 4.2%를 차지했다. 

특히, '회의 빈도와 시간이 모두 감소했다'는 변화는 중장년층(△20대 26% △ 30대 26% △40대 35.2% △50대 37.6%)과 부장 이상 직급 (△평사원 26.3% △대리급 25%△ 과·차장 36.7% △부장·팀장 40.5% △임원·대표 40.4%)에서 보다 많이 체감 했다. 

회의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소통 방식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직장인 10명 중 3명 정도가 메신저나 이메일을 통해 직장 동료와 소통하고(27.9%), 상사와 소통하는(26.85) 빈도가 늘었다고 응답한 것. 

이 같은 업무 소통 방식의 변화는 직장인들에게 어느 정도 만족감을 주고 있을까. 전체적인 업무과정 변화 평가는 '부동의' 의견이 더 많았지만 항목별로 '동의한다'는 직장인이 포진해 의미를 더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장생활 및 업무과정 변화 평가. 사진=엠브레인

△직장상사와 얼굴을 마주보며 얘기하는 시간이 줄어 만족스럽다(34.2%) △메신저나 이메일 소통 비중 늘어 만족스럽다(28.8%) △회의나 보고 줄어들어서 좋다(35.5%) △직장상사의 모호한 업무지시가 줄었다(29.5%) 등 코로나19 확산 이후 높아진 '비대면 소통'에 만족감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눈에 띈다. 

엠브레인 측은 "전반적으로 '재택근무 경험자'가 비대면 소통에 만족감을 느끼고, 업무의 명확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면서 "재택근무를 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영진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재택근무가 효율적인 성과를 가져온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조사는 지난 6월18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세부터 59세 남녀 직장인 1000을 대상으로 표본추출법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자의 87.4%가 내근이 많은 직장인으로 확인됐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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