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탐사]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벤젠’ 사용 여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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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탐사]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벤젠’ 사용 여전한 것인가!
  • 조희경 기자
  • 승인 2016.06.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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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본지 취재 시작되면서 '유기용제 수거 물질시험 검사' 들어가!
한국타이어의 작업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제대로 된 작업복 하나 없어 반팔티를 입고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 시사주간 


[시사주간=조희경 기자] 지난 2008년 이전 후 현재까지 수백 명의 집단 사망자를 낸 한국타이어 제조 공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타이어의 산재신청률은 최저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아직도 그 안에서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직업교육조차 받질 않아 온갖 유해화학물질들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인 데 말이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산재은폐 의혹과 특수건강검진진단 기록 등의 조작 등의 이유로 근로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조차 못 받고 있다”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고 있다”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으로 알려진 한국타이어.    

지난 2006년 이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는 1년 6개월에 걸쳐 근로자 16명이 심근경색, 심장질환, 돌연사 하는 등의 집단 사망 사건으로 인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개별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16명의 사망자 중 단 8명만이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인정, 유기용제(솔벤트: 제품명 HV-250: 제조사: 한국석유공사) 사용에 따른 ‘유기화합물질 중독’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솔벤트의 휘발성을 높이기 위해 포함하고 있는 1급 발암물질인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 등의 유기화합물질 중독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것.

하지만 이후 진행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추가 역학조사 실시로 ‘유기용제 중독’에 따른 ‘뇌심혈관계 질환’과의 인과관계 조사여부는 배제되며 현재까지도 ‘뇌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의학적 인정이 되지 않는 이상,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서 제외돼 산재신청 조차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유기용제 노출에 의한 유기화학물질 중독에 경우 ‘뇌심혈관계 질환’과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아 유일하게 백혈병(혈액암)만이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유기화합물질에 의한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으로 인정되며 ‘유기용제 중독’에 따른 산재 신청률은 최저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작업장에서는 근로자들이 방독면 착용의 중요성을 잘 몰라, 일회용 황사마스크만을 쓴 채,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었다. 사진 / 시사주간


백혈병의 발병 화학물질로 ‘벤젠’이 국제암연구센터(IARC)를 비롯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되고 있어서였다. 지난 수 십 년 간 국제암연구센터가 역학 조사한 결과에서 벤젠 노출은 백혈병과 기타 혈액암 발병 원인으로 밝혀졌고,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벤젠은 국제암연구센터를 비롯한 세계보건기구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였다.    

현재까지도 백혈병을 비롯한 기타 혈액암의 경우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된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적시된 연구결과가 없기에 ‘벤젠’만이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03년에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사망한 한국타이어 근로자 유병택씨는 유기용제 중독에 따른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유족급여가 지급될 수 있었다. 유 씨 이외에도 한국타이어 근로자들 중 더러 백혈병 발병으로 ‘산재’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   

지난 2003년에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사망한 유병택씨는 지난 1983년부터 1996년까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성형과에서 근무하였다.    

때문에 유 씨의 유족들은 그가 오랜 시간 위험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다보니 유기용제에 포함된 ‘벤젠’ 중독에 의해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한 것으로 보고 근로복지공단 대전지사에 유족급여를 신청했다.    

이후 산업안정보건공단은 유 씨의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업무상질병 관계를 심의했고, 그 결과 유 씨의 사망원인은 20년 이상 같은 작업장에서 근로한 탓에 한솔(가스)에 포함된 ‘벤젠’에 의한 중독으로 질병사망 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타이어를 성형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유기용제에도 벤젠이 포함되어 있긴 했지만, 1999년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1996년 이후 작업환경측정 결과에서 기록된 것이 없어, 누적노출량을 알 수 없어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이를 뒤집는 역학조사가 의뢰되며, 한국타이어가 계속적으로 유기용제에 ‘벤젠’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시사주간>이 그간 가려져왔던 한국타이어의 ‘벤젠’사용 여부에 대해 집중 다뤘다.   

올해 2월 장그래 대전충북지역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은 한국타이어 작업환경측정 의료 기관인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박종태 교수가 발부한 ‘업무관련 평가서’를 근거로 근로복지공단 대전지사에 산재를 신청,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에서 발부한 ‘업무관련 평가서’에는 4명의 한국타이어 전·현직 근로자들 모두, HV-250이라는 유기용제(솔벤트)와 상병 발생간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한명은 1995년서부터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지티작업 수행 과정에서 벤젠과 톨루엔 등이 포함된 유기용제 취급업무를 5년 넘게 집중적으로 취급하다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인지기능장애인 ‘알츠하이머’병이 발병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타이어가 1996년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유기용제에 벤젠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에서 발부한 ‘의료 평가서’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작업 환경 검출치를 측정, 기록한 근거에 의해 유기용제에 ‘벤젠’과 ‘톨루엔’ 등이 일부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의사소견서가 작성돼, 한국타이어의 ‘벤젠’사용여부를 두고 고용노동부 대전지청에서 유기용제를 수거, 현재 ‘벤젠’함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물질검사를 시험 중에 있다.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이 한국타이어의 작업 환경 검출치를 측정하는 고용노동부 지정기관이어서다.    

이와 관련 <시사주간>취재 과정에서도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은 한국타이어의 유기용제 사용과 관련 질병 역학조사 자료를 수집,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보고하는 기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은 한국타이어가 비치하고 있는 유기용제 MSDS(물질안전보건자료)와 관련해, 그간 공개하지 않은 ‘S1(영업비밀 식별기호/CAS NO.)’물질에 대해서도 역학조사 자료를 수집, 보고하기 위해 ‘벤젠’과 ‘톨루엔’등의 작업 환경 측정 검출치를 별도로 측정해 기록·보관해 온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실제 이와 관련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이 이번에 한국타이어 전·현직 근로자 4명에게 발부한 4장의 ‘업무관련 평가서’ 중 유일하게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장 씨의 의사 소견서 작성 란에는 “약 5년간에 걸쳐 유기용제(HV-250, 메틸시클로헥산이 주성분, 기록상 1998년 벤젠, 톨루엔 등이 일부 함유)”라고 적시되어 있다.    

HV-250의 제조사는 한국석유공사이고, HV-250은 물질명이 아닌 유기용제, 그러니까 흔히들 우리가 아는 ‘솔벤트’에 붙은 제품명을 일컫는다. 따라서 HV-250에 ‘벤젠’과 ‘톨루엔’ 등이 일부 함유되어 있다는 것은 현재도 그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일컫는 다 할 수 있겠다.

한국타이어 작업장에서는 유기용제를 비롯한 온갖 유해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근로자들이 취급하다보니 MSDS 경고표지가 붙은 제품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타이어 근로자들을 제대로 된 직업교육훈련 조차 받지 않아, 작업장에서 취급하고 있는 물질이 어떤 물질인 지에 대한 정보조차 모르고 있는 상태다. 사진 / 시사주간 


현재 한국타이어가 사용하고 있는 유기용제의 제품명이 HV-250이기 때문이다.   

1999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타이어가 사용한 유기용제의 제품명은 한국석유공사가 제조·판매한 S-203제품명의 유기용제였다.   

하지만 지난 2003년 한국타이어 근로자 故 유병택 씨가 ‘벤젠’이 함유된 유기용제 중독에 의해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한국타이어는 기존에 사용하던 S-203 유기용제에서 無벤젠으로 알려진 HV-250 유기용제로 바꿨다.    

그런데 이번에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이 한국타이어 전·현직 근로자들에게 발부한 ‘의료 평가서’에는 HV-250(유기용제에 붙은 제품명)에 ‘벤젠’과 ‘톨루엔’ 등이 일부 함유된 것으로 기록되어 온 것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 같은 기록은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이 1998년에 한국타이어의 작업장에서 별도의 ‘작업환경측정’한 결과에 의한 것이자, 지난 1998년 이전에 측정한 기록을 근거로 한 것.

한국타이어는 지난 1997년 이후 작업장에서 유기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였다.   

때문에 지난 2003년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한국타이어 근로자인 故유병택 씨에 대한 업무상질병 관계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한국타이어의 작업환경측정 기관인 대한산업보건협회 충남지부는 1997년 이후에 대해서는 작업환경을 측정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의 작업환경을 측정하려면 MSDS상 기록되고 있는 물질 CAS NO가 있어야만 하는 데, 당시만 해도 한국타이어는 유기용제를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측정이 아예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데 고려대 안산병원은 1996년 이후인 1998년 당시 기록되어 있지 않은 한국타이어의 작업환경측정 기록을 근거로 ‘의료 평가서’를 작성하였고, 더불어 그 당시 사용되지 않았던 HV-250에 대해서도 ‘벤젠’과 ‘톨루엔’이 일부 함유한 것으로 적시했다.   

이번에 고용노동부 대전지청이 한국타이어의 유기용제를 수거, ‘벤젠’함유 여부를 확인하기 물질검사를 시험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한국타이어의 산업현장에서 유기용제 중독 논란은 ‘뇌심혈관계 질환’과의 인과관계뿐만 아니라, 1급 발암물질인 ‘벤젠’함유 여부에 대해서 꾸준히 여러 문제점들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정부는 ‘뇌심혈관계 질환’과 유기용제 중독과의 인과관계에 대한 역학조사는 배제한 채, 업무 재해를 평가해왔고, 한국타이어는 유기용제를 사용 안 한다고 주장했다가, 나중 가서는 유기용제 중독에 따른 집단 사망자가 발생하자 벤젠이 들어가지 않은 ‘HV-250’이라는 제품명의 유기용제를 사용하고 있다 주장을 계속적으로 번복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고려대 의료원 안산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장모씨가 한국타이어 작업장에서 벤젠과 톨루엔 등이 함유된 유기용제와 분진에 장기간 노출된 것으로 나타나며 ‘뇌심혈관계 질환’과 ‘유기용제’와의 상병 발생 인과관계에 대한 역학조사가 재 실시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차원에서도 한국타이어가 사용하는 유기용제에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함유되어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물질수거 시험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따른 결과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금속노조(한국타이어 지회) 차원에서도 한국타이어의 벤젠 사용여부와 관련, 백혈병 피해 사례를 모집해, 대규모 산재를 신청한다는 방침에 있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함께 사회적 책임 문제로 대두될 분위기다.   

한편 지난 해 출산을 한 달 정도 앞둔 만삭의 부인을 두고 세상을 갑작스럽게 타계할 수밖에 없었던 38살의 한국타이어 근로자 박모씨는 혈액암(백혈병)으로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박 씨는 죽기직전까지도 자신의 병명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가 죽고 난 후에야 ‘혈액암(백혈병)’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는 이 과정에서도 마치 박 씨가 숨진 원인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희귀혈액질환이라고 주장하였다.   

세계 어느 나라 연구결과에도 백혈병이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으로 발병된다는 증거는 적시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한국타이어는 세계적 의학 연구 결과를 넘어서는 주장을 내세우며, 고인의 죽음의 원인을 거짓된 결과로 꾸며 내려했다.   

죽음의 공장을 지칭하는 한국타이어의 작업장.   

그 안에서는 많은 근로자들이 아직도 제대로 된 교육과정조차 받질 않아 방독면 착용의 중용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고, 변변한 작업복 하나 없어 달랑 반팔 티 하나 만을 입은 채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제1의 타이어 생산 제조공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한국타이어의 열악한 작업장은 근로자들에게는 그저 숨통을 조여 오는 죽음의 공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 SW

ch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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