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DC영창뮤직 ‘알버트 웨버’ · 이름만 똑같은 유사품 논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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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HDC영창뮤직 ‘알버트 웨버’ · 이름만 똑같은 유사품 논란①
  • 조희경 기자
  • 승인 2016.11.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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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에 거품 낀 프리미엄 악기 브랜드, 히스토리만 무성!
오늘날 웨버피아노는 기술이전 과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름만 남아있지, 외관상 디자인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영창피아노와 유사하다. 좌측은 알버트 웨버피아노 제품사진, 우측은 영창피아노 제품사진이다. 두 제품은 외관상 디자인은 물론 기술적 측면에서도 유사해 가격에 거품만 낀 유사제품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 / 시사주간 DB

독일의 프리미엄 악기브랜드라고 알려진 알버트웨버(Albert Weber), 사실은 가격만 뻥튀기한 국내 브랜드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은 알고 있을까. <시사주간>이 HDC영창뮤직의 지나친 뻥튀기 가격 책정 및 제반 문제점들에 대해 연재형식으로 깊이 있게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살 때는 고가(高價) 팔때는 똥값? 오명 써

[시사주간=조희경 기자] 독일의 전통 악기 브랜드라고 알려진 ‘알버트 웨버’는 지난 1852년, 독일 출생의 연주가였던 Albert Weber에 의해 설립되었다.

하지만 Albert Weber의 이름을 내걸고 설립된 이 악기제조회사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웨버피아노’의 전성기를 맞은 후 그 운을 다하였다. 

19세기 초반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 당대의 유명 고전주의 음악가들과 교류가 있었던 Albert Weber는 그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상류층을 상대로 한 고가의 프리미엄 피아노 제작‧판매사 ‘Albert Weber. Mr’샵을 설립하였고 이것이 훗날의 ‘웨버 피아노’기업의 전신이다. 

‘웨버피아노’가 전성기를 맞이하기 시작한 건 2세 경영인이 가업을 물려받고 나서부터다. 

‘웨버피아노’의 2세 경영인인 주니어 Albert Weber는 준비된 사업가였다. 피아노 연주 실력은 기본이었고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자질도 갖췄다. 구멍가게에 불과했던 Albert Weber샵을 유럽 왕실이 인정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아버지 Albert Weber 시대에 떨친 피아노 제작기술을 그 아들은 가업을 물려받아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나선 것. 기업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Albert Weber샵은 아들 대(代)에 와서 사명이 ‘웨버 피아노’로 변경되었고 이때가 고전주의 음악에서 낭만주의 음악으로 넘어가는 세기의 음악 전환기였다. 이러한 혼돈을 틈 타, ‘웨버피아노’는 당대의 실력 있는 신진 피아노 연주자들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피아노 협찬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때부터 엔도서(Endorser)의 개념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훗날 ‘웨버 피아노’가 당대 낭만주의 음악가들 명성에 힘입어 서유럽과, 북유럽의 왕실에서 공식 피아노 납품업체로 선정되는 배경이다.

지금도 ‘웨버 피아노’하면, “왕실의 피아노”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였던 왕실브랜드 ‘웨버 피아노’는 오늘 날 들어 그 존재의 가치는 사라지고, 이름만 같은 유사상품만 설쳐대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 후반기, 유럽전역으로 들이닥친 장기경기 불황(Long Depression, 1873년 –1896년)은 음악시장을 황폐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고가의 ‘피아노’를 찾는 수요자들은 줄어들며 ‘웨버 피아노’는 1892년에 미국 Wheelock & Company에 의해 인수 합병된다. 이때 변경된 사명이 ‘웨버-윌락 컴퍼니, Weber-Wheelock & Company’다. 

그러나 ‘웨버 피아노’를 인수 합병한 윌리엄 E. 윌락 (1852-?), 찰스 B. 로손 (1855-?), 존 W. 메이슨 (1842-1919)의 공동설립 회사, ‘Wheelock & Company’는 이후 들이닥친 미국시장의 경제 불황으로 ‘웨버 피아노’와 인수 합병한지 1년도 채 안 돼 파산 선언하였고, 이후 런던의 Aeolian Company에 의해 인수 합병된다. 

웨버-윌락 컴퍼니(Weber-Wheelock & Company)를 인수한 Aeolian 또한 경기불황의 역풍을 피할 수는 없었다. 빅토리아 시대 후반기부터 이어진 유럽의 장기 경기불황 후유증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분, 미국의 경제 불황(1893년 공황) 역풍 탓에 피아노의 인기는 점차적으로 T수그러들며, 이로 인해 Aeolian사는 1897년 파산하였다. 

Aeolian의 파산으로 ‘웨버 피아노’의 역사는 그 운명을 다했다할 것이다.

이후 ‘웨버 피아노’는 Aeolian의 파산선언으로 영창악기(現 HDC영창뮤직)에서 인수를 하기는 하였지만, 기술은 없고 이름만 남은 허울 좋은 껍데기를 인수한 것뿐이었다. 

한 마디로 말해 이름만 남은 ‘웨버 피아노’를 영창악기가 인수한 것이다.

“The Weber name was sold to Korean piano company Young Chang”

오늘 날 영창에서 만들어진 현대의 ‘웨버 피아노’는 ‘영창피아노’와 이름만 다를 뿐 외관 상 특징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유사하다.

‘웨버 피아노’이름만을 인수한 영창뮤직이 그 옛날 ‘유럽 왕실인증 피아노’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한 기술이전 과제는 뒤로하고, 네임벨류(name value)만을 내세운 고가의 프리미엄 가격정책만을 고수해와서다.

그 덕에 영창뮤직은 국내 피아노시장에서 네임 밸류 상승효과로 자사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국내 악기시장의 보편화 된 거품 낀 가격을 생각한다면 영창뮤직의 유사제품 생산이 효과적이라 치켜세울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오늘 날 영창의 기술로 만들어진 ‘웨버 피아노’와 ‘알버트 웨버’피아노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영창피아노’와 비교해 외관 상 특징 빼고는 크게 차이가 없는 유사상품이다. 

영창뮤직이 유럽왕실이 인증한 ‘웨버피아노’를 재현하는 데 있어 미국의 피아노 장인, Joseph Pramberger에게 설계를 의뢰하였지만, 이는 외관상의 디자인 설계였을 뿐. 기술이전과는 무관하여서다. 

영창뮤직이 파산한 Aeolian사로부터 ‘웨버 피아노’이름만을 인수한 탓에 순수 우리 기술의 제품인 ‘영창피아노’와 외관 상 특징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유사한 ‘웨버 피아노’를 생산하고 있는 것. 

그러나 그마저도 지난 2003년에 Joseph Pramberger가 사망함에 따라 영창뮤직은 상표권 사용계약이 종료되었고, Joseph Pramberger에 대한 상표 사용권은 삼익악기로 넘어갔다. 

현재 삼익악기에서 생산하는 Joseph Pramberger가 붙은 피아노는 美 피아노 제작사인 스타인 웨이가 설계하고 日피아노 제작사, 가와이 악기가 생산하는 시리즈로 보스턴 라인에 필적하는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창뮤직은 삼익악기가 생산하는 Joseph Pramberger 피아노의 디자인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삼익악기가 Joseph Pramberger 사망 후, Joseph Pramberger에 대한 상표 사용권을 계약함에 따라 가격적인 측면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비교 우위에 놓여서다. 

지난 2003년 이전까지 영창뮤직에서 생산한 ‘Joseph Pramberger’ 시리즈 피아노와 ‘웨버피아노’는 모두 Joseph Pramberger와 영창뮤직이 합작하여 만든 제품들로 Joseph Pramberger는 피아노의 외관 디자인을 설계하고 영창뮤직은 기술을 설계하였다. 

때문에 삼익악기는 지난 2003년 이전에 생산된 Joseph Pramberger 피아노에 대해서는 영창뮤직 동의 없이 제작할 수 없다.

영창뮤직 또한 지난 2003년에 Joseph Pramberger가 사망함에 따라 美Joseph Pramberger(설립자: Joseph Pramberger)사와 상표권 사용계약이 종료되어 이후에 생산되는 피아노에 대해서는 Joseph Pramberger라고 붙은 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영창뮤직은 지난 2003년 이후 ‘웨버피아노’보다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고가의 피아노 브랜드인 ‘알버트웨버’생산으로 Joseph Pramberger의 빈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이전까지 영창뮤직은 Pramberger 시리즈 피아노를 소량 생산해왔다. 한정된 수량 판매로 자사의 생산브랜드인 ‘웨버피아노’보다 한 층 더 높은 고가의 가격판매정책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창뮤직은 Pramberger에 대한 상표권 사용을 삼익악기에게 뺏앗김에 따라 그 자리를 대체할 브랜드가 필요했고, 그래서 생산하기 시작한 브랜드가 ‘웨버 피아노’ 창업주의 이름 ‘알버트웨버’를 빌려와 피아노를 생산하고 나선 것. 

하지만 ‘알버트 웨버’피아노 역시 ‘웨버 피아노’와 마찬가지로 ‘영창 피아노’와 유사해 이 역시 가격의 거품만 잔뜩 낀 이미테이션 제품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알버트 웨버’피아노와 ‘웨버 피아노’의 차이라곤, 가격차와 생산지 차별에 지나지 않는다. 

Unlike the Albert Weber line, which is made in South Korea, the Weber line is made in China. 

중국에서 제작되는 ‘웨버 피아노’와 다르게 수출 형으로 제작된 업라이트 형 모델 ‘알버트 웨버 피아노’의 경우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어서다. 내수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악기시장에서 영창뮤직의 프리미엄 악기브랜드 제품들은 “높은 악기 가격에 비해 내용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본지>와 통화한 악기업계의 원로 A모씨는 “알버트 웨버의 이름을 내세운 영창뮤직 라인의 생산악기들은 살 때는 고가인데 비해 팔 때는 똥 값 이란 소비자불만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실제 영창뮤직은 창립이례 지금까지 줄 곧, 자신들의 기술을 내세운 제품에 대해 그 이름을 ‘알버트 웨버’라 붙인 악기들을 내세워 고가의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다.

순수 우리기술에 대해 그들 자신조차도 자랑스럽지 못한 것일까. 구태여 다망한 회사의 이름을 고수하면서까지 제품을 생산할 이유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아무리 국내 소비자들이 명품을 고집한다 해도 이러한 뻥 튀기 식의 브랜드 히스토리는 

곧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할 것이다. 

지금도 국내 소비자들 중 많은 이들은 알버트 웨버라고 하면 독일의 전통 있는 프리미엄 악기 브랜드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영창뮤직이 실제 생산하는 ‘알버트 웨버’라인의 피아노 등의 관악기는 독일 악기장인(樂器匠人)의 정신이 깃들지 않은 유사악기에 불과하다. 

몇 안 되는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쫓는 소비심리를 이용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라 할 것.

‘영창피아노’, ‘알버트 웨버’, ‘웨버 피아노’, ‘알버트 웨버 색소폰’, ‘알버트 웨버 워렌 힐 색소폰’, ‘알버트 웨버 플루트’ 등 이름만 조금 씩 다를 뿐, 모두 영창뮤직에서 기술 설계한 악기들이다. 

그런데 이런 악기들에 대해서 영창뮤직은 정작 자사의 고유 브랜드를 내걸은 제품에 대해서는 저가에 판매하고, 외국의 상품명을 사용한 제품에 대해선 유독 높은 가격의 판매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가격에 거품을 잔뜩 끼운 유사상품들이 판치는 국내악기시장의 또 한켠의 단면이라는 비판이비등하다. ‘웨버 피아노’라는 이름을 인수하여 지금까지 시장에서 살아남은 영창뮤직, 그 앞길이 ‘웨버 피아노’와 같은 파산의 길로 들어서지 않기 위해서는 ‘정직’이 앞서야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지난 2006년에 HDC영창뮤직을 인수한 현대산업개발은 영창뮤직의 해외법인 영업적자로 적지 않은 부담을 끌어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웨버 피아노’를 인수한 영창악기가 알고 보니 이름만 인수한 허울만 좋은 빈껍데기에 불과해서다.

그나마 영창뮤직이 보유한 Joseph Pramberge에 대한 피아노 디자인 소유권도 삼익악기가 상표 사용권을 획득함에 따라 유명무실해진 상황이어서, 획기적인 기술개발 말고는 살아남을 길이 없다할 것이다. 

가뜩이나 세계경제불안에 악기를 찾는 수요도 줄어든 상황이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름만 내세운 고가의 악기판매가격정책만을 고수하는 국내 악기산업의 부끄러움이 자국의 경제창출에 ‘득’보다 ‘실’이 더 큰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수출로 외화를 벌여 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를 기망하는 판매정책이 그리 오래갈 수 있을까?. 

이제라도 HDC영창뮤직이 순수 우리 기술을 내세운 악기들에 우리의 이름을 붙이고, ‘정직’을 내세운 가격정책으로 정면승부를 펼쳐야 할 때인 것으로 판단된다. SW

ch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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