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 날 110주년, '미투'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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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 날 110주년, '미투' 지지!
  • 황영화 기자
  • 승인 2018.03.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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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여성노조 등 13개 단체는 지난해에 이어 제2회 3시 STOP 조기 퇴근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 뉴시스 


◇ "미투는 구조적 차별…성폭력은 차별적 제도에서 비롯"
◇ "미투, 사회 만연한 강간문화 성찰하고 자신 바꾸는 것"
◇ 대학생들도 '미투' 연대…직장·대학내 성폭력 근절 촉구

[시사주간=황영화 기자] 8일 세계 여성의 날 110주년을 맞아 여성·시민 단체들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고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기념행사와 집회를 열었다.

매년 3월8일인 세계 여성의 날은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1975년 UN이 지정했다. 국내에서도 1985년부터 여성들을 위한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문화예술계를 넘어 정치·사회 전반으로 번진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 집회를 열고 여성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성 평등을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터에서 여성폭력 이제 멈출 때입니다', '남성은 직업! 여성은 부업? 아니거든!!'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성 평등을 요구했다. 드레스코드인 검은색 가면을 쓴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Me Too'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유리천장 OUT #Me Too #With You' 스티커를 붙인 투명 비닐우산을 쓴 무리도 있었다.

민주노총 봉혜영 여성위원장은 "오늘 내가 '미투'를 외치면 동지들은 어느 때보다 크게 '위드유'로 답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어 광화문 광장 한편에서는 미투와 위드유가 차례로 울려 퍼졌다.

김명환 위원장은 "미투 확산은 개인 피해 넘어 구조적 차별,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여성이 겪은 일터에서의 성폭력은 개인에 기인한 것뿐 아니라 차별적 제도와 관행에서 비롯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양질 일자리는 여성에게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여성의 날을 마자 성평등모범조합원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주인공은 최현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었다. 그는 "미투는 가해자를 규탄하는 방관적인 문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강간 문화 성찰하고 자신부터 바꾸는 것"이라며 "성폭력이 어떤 구조에서 발생하는지 성찰하지 않으면 폭력 구조를 승인하는 또 다른 가해자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간 광화문광장 맞은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는 전국여성노동조합이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약 250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이들은 분홍색 조끼를 맞춰 입고 '성희롱 No', '성차별 해소', '여성 노동 존중'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나지연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일하는 여성들은 다 알고 있던 일자리 성폭력이 문제가 됐다"며 "대선 후보 정치인의 성폭력도 문제가 됐다. 여성 일자리를 제대로 만들지 않고 차별한 증거라 생각한다"고 외쳐 참가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민주노총, 전국여성노조 등 13개 단체는 지난해에 이어 제2회 3시 STOP 조기 퇴근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직장 내 성희롱 근절과 정부를 향해 최저임금을 성실히 이행하라는 목소리를 내며 서울고용노동청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낮 12시에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한국여성연극인협회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MeToo' '#With you'라고 적힌 보라색 띠를 두르고 '연극의 본질을 훼손한 가해자들 수상 철회', '권력형 성폭력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 조성' 등이 써 있는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인권을 짓밟은 가해자가 만든 공연은 예술이 아니다"라며 "연극 본질을 기만한 성폭력 가해자가 받은 모든 상은 철회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YWCA연합회는 서울 중구 명동 YWCA회관 앞에서 '3.8 여성의 날 기념 YWCA 행진'을 개최했다. 이들은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장미와 검정·보라색 의상을 입고 각계각층 여성들의 성폭력 고발에 대한 엄정 수사와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미투 운동을 지지했다. 또 일과 가정의 양립 등 실질적인 양성평등 사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미투지원본부' 발족식을 갖고, 미투 운동에 참여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법률상담·심리치료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학생들도 연대해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대학 총학생회·동아리 등으로 구성된 '3·8 대학생 공동행동'은 오후 1시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낙태죄 폐지 및 직장·대학 내 성폭력근절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권력형 성폭력 근절하라", "낙태죄 폐지하라"고 외쳤다. 손에는 '직장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OUT' '#미투는 계속되어야 한다' '낙태죄 폐지! 재생산권 보장!' 피켓을 들고 있었다. 남성그룹 워너원 노래를 개사해 "내 몸의 주인공은 나야 나"로 부르며 흥을 돋웠다.

집회에 참석한 한양대 학생 이모(24)씨는 "미투 운동을 보면 남성 피해자가 있긴 해도 대부분 피해자가 여성이다"라며 "단체 내 권력구조나 가부장제에서 오는 차별적 지위가 성폭력을 생산하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미투 이전부터 대학 안에서도 성폭력 존재했다.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직장, 대학내 성폭력에 맞서고 억압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대학생들이 공동행동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는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여성노동권 토크쇼, 부스행사 등을 진행했다. 부스에서는 '위드유'가 적힌 핀 버튼을 배부한다.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장미 배지와 빵도 배부했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게 된 1908년 당시 미국 섬유노동자들이 외친 '여성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슬로건에서 착안했다. 장미는 여성의 참정권, 빵은 여성의 경제권을 의미한다. SW

hy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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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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