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자리 음담패설이 '미투' 발원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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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자리 음담패설이 '미투' 발원지 된다!
  • 이원집 기자
  • 승인 2018.04.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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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선 남성의 10.4%는 음담패설이 가능하다고 인식했고, 2.1%는 가슴 등을 건드려도 된다고 생각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각각의 행동이 가능하다고 대답한 비율이 4.0%, 0.7%에 불과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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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이원집 기자]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관련, 여성과 남성이 성폭력에 대한 인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정혜원 연구위원이 2015년 경기도민 1500명 대상으로 한 폭력허용태도조사를 분석해 발간한 '미투 운동, 경기도민의 성폭력 의식과 과제'에 따르면 남성의 성폭력 고정관념 분포는 2.38점으로 여성 2.27점보다 높았다.

성폭력에 대한 고정관념 분포 점수는 '여자들이 조심하면 성폭력을 줄일 수 있다' 등 전형적인 고정관념이 들어간 10가지 문항에 대한 동의 여부를 점수화한 것이다. 높을수록 고정관념이 강하게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2.24점 ▲30대 2.21점 ▲40대 2.34점 ▲50대 2.38점 ▲60대 2.48점 등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성폭력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해선 음담패설로 수치심을 자극하는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조사 대상 남성의 12.1%만이 '매우 심한 폭력'이라고 인식한 반면 여성은 20.1%가 '매우 심한 폭력'이라고 응답했다.

원치 않는 사람에게 몸을 밀착하는 행동에 대해선 남성 47.2%가 매우 심한 폭력이라고 인식했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11.0%p가 높은 58.2%가 매우 심한 폭력이라고 답했다.

술자리에서 직장동료에게 해도 되는 행동은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 남성의 경우 21.9%가 음담패설을 해도 된다고 응답했다. 여성은 9.3%만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노래방에선 남성의 10.4%는 음담패설이 가능하다고 인식했고, 2.1%는 가슴 등을 건드려도 된다고 생각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각각의 행동이 가능하다고 대답한 비율이 4.0%, 0.7%에 불과했다.

그밖에 '직장에서 성희롱을 문제삼으면 직장 동료나 상사와 인간관계가 나빠진다'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자의 69.1%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직장에서는 성희롱을 문제 삼으면 결국 피해자만 손해 볼 뿐이다'라는 질문에는 59.2%가 동의했다.

정 연구위원은 "한국처럼 가부장적 문화가 뿌리 깊은 사회에서는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고 있어도 상황이나 조직 문화에 따라 '가벼운' 추행이라는 이유로 허용되는 경향이 있음을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었다"며 "직장 내 성희롱의 많은 수가 '한국사회의 정서', '조직문화', '피해자에 대한 보호 부재' 때문에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위원은 "초·중·고·대학 내 성평등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권위적인 문화에서 성평등 문화로 변화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경기도만의 젠더폭력 ZERO 액션플랜 수립, 사업장 별 성폭력 실태 조사, 성폭력 사건 처리 가이드북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SW

lj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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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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