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高校 내신 전수조사 왜 안하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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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高校 내신 전수조사 왜 안하나 봤더니
  • 김경수 기자
  • 승인 2018.12.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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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어려움" vs "경찰 없다고 도둑 안잡나"
지난달 12일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숙명여고 앞에서 내신비리 사태에 대해 교장 및 교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내신 전수조사 요구에 대해 교육부가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들자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7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숙명여고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로 인한 쌍둥이 자매 학생의 전교 1등 의혹으로 인해 경찰 조사 끝에 지난달 12일 해당 쌍둥이 학생 내신을 0점처리, 퇴학시키는 이른바 숙명여고 내신비리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에 내신비리를 비판하는 시민단체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국민모임)'은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숙명여고 사태 규탄 및 내신비리에 대한 정부 대응을 요구해왔다.
 
국민모임은 5일 오전 11시 20분께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종합청사 앞에서 교육부와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 내신 전수조사 실시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지기도 했다.
 
◆교육부 "취지는 공감하나 현실적으로 어렵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러한 시민단체의 요구에 대해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신 전수조사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인력부족, 전수조사 범위 설정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국민모임 측이 주장하는 내신 전수조사의 범위가 전국 고등학교 전체에 해당하는지 등 정확히 어떤 범위 내에서 어떤 방법으로 조사할지 조사 범위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며 "학교에 대한 감사 권한은 교육부가 아닌 각 시·도 교육청에 있기에 이들과 협의해 정책적으로 실효성이 판단되면 진행할 일"이라 말했다.
 
이어 "교육청에서 감사하는 경우 서류를 통해 이를 조사하나 숙명여고 사태의 경우 실질적인 성적 조작내용이기에 이를 감사가 아닌 경찰 조사로 밝혀지게 됐다"며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전수조사를 하겠다 해도 전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신 전수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신평가 신뢰도 문제성에 있어서는 교육부도 공감하나 이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는 매우 신중한 문제"라고 답했다.
 
국민모임 측이 주장하는 '교사의 수행평가 점수 몰아주기'와 같은 내신비리에 대해 관계자는 "모든 수행평가는 지필과 수행으로 동시에 이뤄지기에 수행평가 부분도 교육청의 통상적인 감사과정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수조사 실시 가능성에 대해서는 "감사에 따라 처분도 다 이뤄지고 있으나 1년 내에 모든 학교를 전부 감사하는 것은 현실적인 인력 불충분 등 불가능한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5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종합청사 앞에서 교육부와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내신 전수조사 실시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사진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제공
 
◆국민모임 "의지 보이지 않는 교육부, 매우 무책임하다"
 
이종배 국민모임 대표는 이러한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 "국민모임은 앞서 숙명여고에 10년 치 내신 조사 및 대학 입학 비리 감사 요청 등 구체적인 감사 요구를 해왔다"며 "교육부의 입장은 (전수조사를 할) 의지가 없고 굉장히 무책임한, 책임 회피성 입장"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설사 전수조사 가능성이 불분명하더라도 내신비리의 다양한 유형을 교육부는 알고 있을 것"이라며 "감사 권한이 시·도 교육청에 있다 하나 이는 교육청에 충분히 협조를 구하면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교육부의 인력 불충분과 같은 문제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이 숙명여고 사태를 감사했듯 인력이 부족하다면 예산 확보 및 인력 충원으로 보완해야 하는 문제"라며 "내신비리 해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도 인력 부족으로 할 수 없다는 말은 '범죄자가 돌아다녀도 경찰이 부족해 못잡는다'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교사의 수행평가 점수 몰아주기에 대해 이 대표는 "많은 고등학교에서 암암리에 우수학생 수행평가 점수 몰아주기라는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학생·학부모로부터 있어왔다"며 "수행평가가 교사의 주관적 평가를 통한 점수 부여라 문제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교육부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학종 10년...남은 것은 내신 불신·폐단 뿐"
 
국민모임은 내신 전수조사 실시 주장과 함께 숙명여고 사태로 추락한 고등학교 내신 신뢰도를 감안해 수시 축소 및 정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시 확대에 대해 '반복되는 정시 줄세우기'라며 부작용을 우려하거나, 검·경의 숙명여고 처벌로 끝내는 이른바 '썩은사과 골라내기'로 내신 전수조사 주장이 과하다는 이의 제기도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학교 공교육을 충실히 하고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학생의 소질, 특성, 잠재력 등을 개발해야 한다는 수시 취지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학종 실시 10년 후 폐단만이 남았다. '깜깜이 전형' 등 내신비리가 난무하는 상황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썩은사과 골라내기'에 대해 이 대표는 "이번 숙명여고 사태를 경험하며 학생·학부모에게는 내신 불신이 굉장히 팽배한 상황"이라며 "내신, 수시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전국 고교에 내신 전수조사로 일벌백계한 후 새로이 신뢰할 수 있는 내신 제도를 세우거나 폐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모임은 5일 집회를 마지막으로 이번에도 교육부가 내신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않을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지역구에서 유권자들에게 내신비리 전수조사 필요성을 호소하는 대대적 시위를 할 것"이라 예고했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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