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외국어] “원뜻 알고 제대로 번역·표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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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외국어] “원뜻 알고 제대로 번역·표기해야”
  • 김경수 기자
  • 승인 2018.12.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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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반면 그들을 위한 정확한 외국어표기는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 / KB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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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경수 기자]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K-POP을 중심으로 열기가 더 확산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 매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평균 1600만 명에 달하지만 그들을 위한 정확한 외국어표기는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레일공기업 맞아?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코레일(KORAIL) 열차에 탑승하면 잘못됐거나 어색한 외국어표기들을 쉽게 발견한다. 그 중 비상 발생 시 신속히 정해진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할 행동요령은 대표적인 외국인표기 오류로 꼽힌다.

‘Caution for heating’난방열 주의를 영어로 표기했다. 하지만 이 문장은 외국에서 쓰지 않는 표현이다. 영어권에서 주로 사용되는 ‘Caution hot’으로 쓰는 것이 이해를 더 쉽게 도울 수 있다.

버튼을 누른 후 통화하십시오=Speak with push the button’‘Speak while pushing the button’ 또는 ‘Push the button to speak’가 돼야한다.

비상탈출 시 망치를 꺼내 창문을 깨십시오=In case of emergency, strike the cover and use the hammer to break the window’‘Strike’ 대신 ‘Brake’ 단어를 쓰는 것으로 더 정확하고 간결한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

‘Waste Basket’은 휴지통을 한국식으로 직역한 것으로 ‘Trash’라고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코레일 열차에 탑승하면 잘못됐거나 어색한 외국어표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 / 김경수 기자, 코레일 제공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영어강사 박모
(30)씨는 앞서 붙어있는 코레일 외국어표기들은 문법적 오류가 있는 문장이다“with(전치사) 뒤에는 명사동명사가 와야 하는데 동사가 와서 틀린 문장들이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영어강사 임모(28·)씨는 코레일 외국어표기는 문법적으로 문제가 많고 한국어를 그대로 직역한 것으로 보인다외국인들이 아예 쓰지 않는 표현을 저렇게 표기하는 건 공기업으로써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번역을 하는 주체는 늘 잘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다" "외국어 안내표기는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는 목적이기 때문에 정 모르겠다면 영어를 쓰는 외국인들에게 직접 자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며 아쉬워했다.

잘못된 외국어표기에 대해 외국인 반응 역시 비판적이었다. 미국 텍사스주 출신으로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Jeremy Rodgers대충 눈치로 뜻을 파악하지만 가끔은 정확하지 않은 표현들이 많아 이해하기 어렵다한국을 단기 여행으로 찾은 관광객들이 해석이 잘못된 외국어표기들을 보면 상당히 복잡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방송매체가 엉터리 외국어표기 메뉴판 세태를 보도했다. 사진 / KBS 캡쳐     


한식 세계화 발목 잡는 엉터리 외국어표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한식당을 찾는 관광객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평균 이상의 한식당에선 잘못 표기된 외국어 메뉴판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에 한 매체는 잘못 표기된 외국어 한식 메뉴판 세태를 보도했다.

한국방문위원회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관광 불편사항을 들여다봐도 한식당에 영어 메뉴판이 없거나 음식 관련 설명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가장 높게 조사됐다.

낯선 한국 땅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외국어표기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이 낯선 땅에서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엉터리로 표기됐다면 그 관광객들은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SW

kks@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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