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스케치] 장애인 감수성, 무지도 유죄
상태바
[취재스케치] 장애인 감수성, 무지도 유죄
  • 최성모 기자
  • 승인 2019.03.22 09:24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뇌성마비는 지적장애 아냐” 전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 울분
사진 / 최성모 기자


[
시사주간=최성모 웰페어 전문기자] 장애인 감수성이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다.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지체장애인, 지적장애인 등 장애를 구분 지으면 굉장히 많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장애인에 대해 관대한 사회가 아니다. 아니 배려가 없다기 보다 어떻게 대할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무지도 때로는 유죄인 것이다. 

장애인 감수성에 대한 외침이 있는 자리가 있었다. 장애인체육 성폭력 관련 포럼에서 전 장애인 국가대표 A씨의 발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줬다. A 선수는 “뇌성마비가 지적장애가 아닌 것을 모른다”며 힘줘 말했다. A씨는 장애인관련 포럼에서 코칭스태프가 장애에 대해 무지한 것에 대해 질타했다. 

말을 더듬더듬한다고 인지력이나 사고력까지 떨어지는 것처럼 대우한 나날들이 떠올랐는지 목소리에는 분노를 품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포럼 참석들은 절로 숙연해졌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지적장애인처럼 대우한다면 완전히 다른 접근이 돼 버린다. 이와 같은 장애인 감수성 부족은 장애인 인권 보호에 많은 허점을 노출되게 한다. 

이와 같은 장애인 감수성 부족 사례는 장애인을 접하는 매순간 경험하게 된다. 그 포럼이 개최되는 날인 3월 21일은 비가오다 갠 쌀쌀한 날씨였다. 본 기자는 버스에 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탑승을 하는 것을 또렷이 쳐다봤다. 먼저 뒷자리에서 앉아 있었는데 청명한 목소리에 절로 고개가 들려졌다.

그 시각장애인은 “어디까지 가는 거야?”라고 말하며 안내견을 뒤따르고 있었다. 안내견은 맨 뒷자리로 시각장애인을 안내했다. 기자는 안내견이 귀엽기도 했지만, 너무나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질문을 해댈 수도 없었다. 기자는 용기를 내서 “강아지 사진 좀 찍어도 돼요?”라고 넌지시 말을 건넸다. 

시각장애인 숙녀의 답변이 돌아왔다. “안내견은…….” 채 말을 마무리 짓지 않았지만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그 어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세 눈치를 챈 것이다. 얼굴이 뜨거워졌다. 안내견은 아마도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것 같았다. 본 기자는 스스로의 무지에 대해 너무나 창피했다. 

그런데 본 기자처럼 무지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리고 그 시각장애인 숙녀에게 절로 눈길이 갔다. 그런데 어떤 한 남학생이 안내견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었다.

안내견의 머리를 쓰다듬은 학생은 선의에서 행한 행동이란 걸 모를리 없다. 그렇지만, 안내견을 대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우리는 장애에 대해 너무 모른다. 어떻게 대할지도 모른다. 그걸 가르쳐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은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장애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장애인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이 많다. 개인에게 그런 지식과 교양정도는 쌓을 것을 요구해야 맞는 것일까. 장애인의 수가 250만이 넘는 현실에서 장애인에 대한 무지의 정도는 가히 봐줄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장애만을 극복하는게 아니라 장애에 대한 비장애인의 이해력 부족과 무지 때문에 상처받는다면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SW

 

hjy@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