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낙태 트라우마 잠재우는 먹는 피임약은 '해피드럭’
상태바
[칼럼] 낙태 트라우마 잠재우는 먹는 피임약은 '해피드럭’
  •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승인 2019.04.18 10:32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의 화학자 에티엔느 에밀 볼리외 박사는 20여 년의 연구 끝에 루셀 위클라프 제약사와공동으로 먹는 피임약인 ‘RU-486(상품명 Mifeprex)’을 개발했다. 사진 / 우순식 기자


[
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낙태수술로 인한 여성들의 트라우마는 그 어떤 트라우마에 못지 않다
. 그동안 여성들의 속을 태웠던 낙태죄가 헌법 불합치 결정에 이어 국회에서는 낙태죄 폐지 법안이 발의됐다. 찬반양론이 아직도 불씨를 완전히 잠재우지 못하고 있지만 대세는 기울어진 것 같다.

사실 인공 임신 중절수술은 보통 여성이라면 두려움을 피할 길 없다. 이런 점을 착안하여 프랑스의 화학자 에티엔느 에밀 볼리외 박사는 20여 년의 연구 끝에 루셀 위클라프 제약사와공동으로 먹는 피임약인 ‘RU-486(상품명 Mifeprex)’을 개발했다.

합성스테로이드인 이 약은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할 수 없게 방해하는 약품으로 낙태를 위해서는 임신 초기에 자궁수축 촉진제인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과 함께 사용한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임신 첫 7주 사이에 이 약을 복용할 경우, 낙태에 성공할 가능성은 92~95.5%에 이른다.

이 약은 한마디로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이나 중절수술이 두려운 여성들에게 신체적 고결성과 도덕적 타락을 상쇄시켜 주는 해피드럭이라 할만 하다.

1988년 프랑스에서, 2000년 가을 FDA로부터 시판을 승인 받은 RU-486영아를 독살하는 화학무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의 인기를 얻어 왔다.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 구트마허 연구소(Guttmacher Institute) 리포트에 의하면 2018년 전세계의 인공임신중절의 45%는 위험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여성 및 여아가 안전하지 않은 낙태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RU-486 등의 도움으로 낙태율이 10%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낙태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RU-486 사용은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WHO의 벨라 가나트라 박사는 보고서에 나타난 높은 낙태율은 (RU-486같은) 효과적인 피임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증거를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무튼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위험하지 않는 방법으로 자기결정권은 보장받게 됐다. 해피드럭은 잘 사용하면 말 그대로 행복을 가져오지만 잘 못쓰면 독이 된다. 적절한 자기통제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 RU-486이 도움이 된다면 약의 효용성은 옹호받을 만 하다. SW

jma@economicpost.co.kr 

Tag
#낙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