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의지’ 北 ‘적극 개입’ 中 미국 압박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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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의지’ 北 ‘적극 개입’ 中 미국 압박 들어가나?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19.06.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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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 / 노동신문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의 만남이 북한 비핵화 논의와 북미 회담, 남북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고 북한은 대대적인 '시진핑 방문 띄우기'파격 예우로 북한과 중국의 '혈맹관계'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일 정상회담의 가장 큰 핵심은 북미 대화의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와 북한을 지원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뜻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북한은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관련국(미국)의 적극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는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하면서 "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다. 관련국이 북한과 마주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반도 문제 해결로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여러 영역에서의 교류를 강화하겠다. 북한은 중국의 경험을 배워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려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임과 더불어 중국의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은 "조선이 보여준 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북한이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돕겠다. 북한 및 관련국들과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지역 장기 안정에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면서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만찬사에서 시 주석은 "중국은 북한과 협력해 양국 관계와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 공동 번영을 위한 밝은 미래를 공동으로 개척하고자 한다. 북중 관계가 끊임없이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나는 시 주석의 강한 영도 아래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들이 사회주의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위대한 성취를 이룩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 북한은 예전과 같이 중국과 함께 하면서 북중 우호관계의 새로운 장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북중 정상회담은 임팩트 있는 결론까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지속적인 대화 의지와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양국의 '혈맹관계' 유지를 외부에 보여줬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를 미국의 경제 제재를 겪고 있는 중국과 역시 미국을 위시한 국가들의 경제 제재를 겪고 있는 북한이기에 제재가 계속될 경우 경제적인 밀착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미국을 압박하는 포석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1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대중 경제적 의전'이 본격화될 것 같다. 금년 말까지 미국이 셈법을 바꿔선 나오지 않으면 북핵 문제는 그대로 미해결 상태로 남지만, 경제발전을 시켜야하니까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착해 새로운 길로 가겠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전했다.

정 전 장관은 "'조선반도의 문제'라는 말은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묶어서 쓴 것인데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정치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평화협정 문제 이후로 북핵 문제 해결에도 끼어들겠다, 북핵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우리가 그걸 좋아만 할 수 없는 것은 미국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삼각구도로, 북미간 협상으로 끝내려했는데 중국이 끼어들면 중재자가 아닌 자기 지분을 챙기려할 것이고 이는 미국에겐 못마땅하고 우리에겐 굉장히 큰 부담이 된다. 그렇게 안 되려면 빨리 미국이 셈법을 바꿔서 나오라고 돌려치는 게 북한의 계산"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628~29일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 때에 맞춰 한중 정상회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이를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도 일단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고 있는 만큼 한중 회담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도 재선을 앞두고 북한 카드를 쉽게 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뒤 서두르지 않겠다라고 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뭔가 성과를 내야하는 트럼프로서는 말과 달리 올해 안에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말한 "새로운 길로 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만약 비핵화 논의가 제자리 걸음을 계속할 경우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고 그 시동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려한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의 개입은 분명 미국은 물론 우리에게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6월과 7월 연이어 열릴 정상회담의 결과들을 계속 지켜봐야할 이유가 생겼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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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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