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박’ 없는 한국영화, “‘흔들흔들’ 영화산업 더 부실해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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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박’ 없는 한국영화, “‘흔들흔들’ 영화산업 더 부실해질 우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07.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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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오른쪽에서 네번째)과 배우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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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올해 상반기 영화관은 역대 최다 관객 수와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스크린 독과점 등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고 특히 한국영화의 경우 '중박' 영화가 나오지 않아 한국 영화산업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을 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 대비 13.5% 증가한 1932만명으로 역대 최다 상반기 관객 수를 기록했고 전체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9307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또 한국영화 관객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6.5% 늘어난 5688만명이었고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31.1% 늘어난 4801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 매출액으로는 역대 최대다.

최근 칸 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1천만 관객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한국영화는 <극한직업><기생충> 2편의 '천만 영화'를 만들어냈고 이는 곧 역대 최대 관객 수와 매출액의 요인이 됐다.

하지만 이 두 편에 관객이 몰리면서 소위 '중박'(500~800만 관객 동원) 영화가 상반기에 사라졌다. 두 편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에서 차지한 비중은 45.4%였고, 매출액 비중은 46.1%였다. 올 상반기 실질적으로 개봉한 한국영화가 82편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80편의 영화가 50%의 지분 안에서 도토리 키 재기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올 상반기 흥행 3위를 기록한 한국영화 <>339만명, 4<악인전>336만명, 5<말모이>281만명을 동원했다. 1천만 영화를 제외하면 300만 관객대로 뚝 떨어진다.

여기에 영진위가 천만 영화의 탄생 배경으로 '한국 고예산 영화의 부진'(극한직업), '사극의 부진과 독립 예술영화의 침체'(기생충)를 꼽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영진위는 "<극한직업>은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한 한국 고예산 영화의 부진으로 볼만한 영화가 없어 영화 관람을 미뤘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모두 불러들였고, 설 연휴 직전 개봉한 제작비 130억원의 <뺑반>까지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 반대급부를 모두 가져갔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또 "2017년을 기점으로 중장년층과 노년층 관객이 선호하는 장르인 휴먼드라마와 사극(시대극 포함) 붐이 사그라들고, 대신 범죄영화 열풍이 불면서 중장년틍 이상 관객들이 볼만한 영화가 한동안 없었을 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는 광고 효과를 등에 업은 <기생충>이 등장했고, 컨벤선 효과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극장으로 유입되며 흥행에 일조했다. 또 한국 독립 예술영화의 침체로 한국 독립 예술영화를 보지 못했던 예술영화 관객층까지 흡수하며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즉 두 편 모두 다른 영화들의 부진 및 침체로 인한 '반사이익'이 천만 돌파의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올초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극한직업.'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영진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스크린 독과점, 상영관 쏠림 현상 등을 요인으로 지적하는데 실제로 <어벤져스:엔드 게임>이나 <극한직업> 등은 독과점의 가장 큰 혜택을 누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1천만 관객이 드는 영화만을 선택하는 관객들의 취향이 있었다. 천만 영화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300만명대에 머문 것이 이를 반증한다. 관객들의 쏠림 현상도 존재했다"고 밝혔다.

'중박' 영화의 실종은 양극화 문제와 더불어 한국 영화산업의 부실을 더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세월호 부모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생일>이나 배우 김윤석의 첫 연출작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미성년> 등도 '중박'을 이뤄내지 못한 현 시점에서 영화 제작사나 투자사가 어떤 영화에 투자를 하고 제작을 할 지가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지난 연말 대작 2~3편이 흥행에 참패하니까 전체가 흔들흔들거릴 정도로 취약했던 것이 한국 영화산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을 하려면 결국 영화의 창의적인 내용이나 실험성보다는 브랜드 있는 감독이나 배우가 참여하느냐, 천만 흥행작들과 연관이 있느냐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중박영화 실종이 한국 영화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국영화 산업에서 물론 천만 관객돌파는 가장 큰 경사지만 화려하지는 않아도 꾸준하게 사랑받으며 관객들을 모아온 중박영화들은 대작들과의 쌍끌이를 통해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감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이번 중박 영화 실종은 독과점으로 인한 성공이 한두 작품의 대성공일 뿐 결국 전체 한국영화의 발전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려줬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 영화산업 발전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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