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8년간 북한 3G 이동통신망 구축 몰래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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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8년간 북한 3G 이동통신망 구축 몰래 관여"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9.07.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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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가 북한 3G 이동통신망 구축에 몰래 관여했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사진 /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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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대상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북한의 3G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몰래 관여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대북제재 위반 여부와 함께 미중 무역협상, 북미 실무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전직 화웨이 직원 등에게 확보한 내부 문서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가 2016년 상반기까지 적어도 8년 동안 북한의 상업용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를 비밀리에 도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8년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북한의 조선우편통신공사와의 지분합작으로 무선통신업체 고려링크를 설립해 3G망을 구축할 무렵 화웨이는 중국의 국유기업인 팬더 인터내셔널 정보기술과 제휴를 통해 2008년부터 8년간 북한에 장비 및 관리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장비 제공은 물론 망통합,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에도 관여했으며 관리 서비스와 네트워크 보증 서비스로 제공했다고 WP는 밝혔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화웨이는 북한, 이란, 시리아 등 국제 사회 제제 대상국을 암호로 부르고 있었다. 화웨이 직원 커뮤니티에는 2008년 'A9'에서 일하다고 베이징올림픽 때문에 귀국했다는 글이 있는데 이 'A9'이 북한을 의미하는 암호였다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2016년부터 화웨이와 북한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공식적으로 양측을 연계하지는 않았고 화웨이는 "북한에 사업 상 존재하지 않는다. 화웨이는 UN과 미국, 유럽연합의 모든 수출규제와 제재 관련법을 포함해 우리가 진출한 국가와 지역의 모든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WP는 "화웨이가 과거에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절했으며 팬더 인터내셔널 정보기술의 모회사인 팬더그룹도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WP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파악해봐야할 것"이라고 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지난 8년간 북한의 3G 구축을 도왔다는 것은 미국의 부품을 받고 있는 화웨이가 북한에 장비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의 대북제재 위반 여지가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화웨이 공세 수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문제로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던 미중 무역분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으며 나아가 북미 실무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WP는 "미국 부품을 사용한 화웨이가 북한의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장비를 제공해 미국의 규제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서구 각국도 5G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면서 화웨이를 부분 혹은 전면적으로 배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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