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식수에 함유된 발암물질은 미국에서 10만 명 이상의 암 발병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 연구팀이 ‘Helyion’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1억 4,100만 명의 미국인들이 임계값을 초과하는 비소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위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소이며 그 밖의 소독 부산물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사상 최초로 미국 전역의 수돗물에서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로 인한 누적 암 위험을 분석하는 새로운 접근법(cumulative cancer risk framework)을 사용해 이같이 밝혀냈다.
이 분석은 전국 4만 8,363개의 지역 수질 시스템에서 얻은 수질 데이터를 이용했으며 미국 인구의 약 14% 또는 약 1,350만 가구에 식수를 공급하는 개인 용 우물이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미국환경보호국과 캘리포니아 환경건강위험평가국에서 분석한 22가지 오염물질 각각에 대한 암 위험 표준마크를 사용해 분석했다. 이 마크는 오염물질에 노출된 인구 100만 명 당 1명이 일생 동안 암에 걸릴 수 있는 위험에 해당하는 오염물질 수치를 나타낸다.
연구팀이 2010~2017년, 각 지역사회가 수행한 수질 테스트의 평균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각 오염 물질에 대한 표준마크 임계값을 초과한 것을 확인했다. 보통 오염물질이 임계값을 초과한 각 커뮤니티에 대해 추정된 사례의 수는 인구 규모에 평생 암 위험을 곱한다. 또 임계값을 초과한 지역사회에서 추정된 사례의 합계 평균은 국가의 평생 암 사례수가 된다.
각 지역 사회의 수질과 인구 데이터를 통해 연구팀이 계산한 결과, 미국 전역 1억 4,100만 명의 사람들이 이 임계 값을 초과하는 비소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수의 비소로 인한 평생 암 발병 건수 4만 5,300건이었으며 여러 통계를 대입해 본 발암성 오염물질에 대한 수돗물 노출은 평생 암으로 추정되는 10만 5,887 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정도의 누적 암 위험은 암을 유발하는 대기 오염 물질과 비슷하다는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누적 암 발생의 가장 큰 위험은 지하수에 의존한 대부분 소규모 커뮤니티에 물을 공급하는 물 시스템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더 큰 지표수 시스템도 전체 위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소독 부산물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정수장 수질은 물론 각 가정에서의 수질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플린트 식수문제가 터진 후 미시간 기타 지역의 식수 상태에 대한 연구 및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수장 수질 여부를 떠나 오래된 수도관 내부에 끼인 녹에서 발암 물질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살아가는 동안 배기가스 등 각종 화학 물질의 조합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여러 오염 물질의 복합 효과를 살펴보면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돗물의 지나친 경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놨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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