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731부대 전범들, 죽는 날 까지 두려움에 고통 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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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731부대 전범들, 죽는 날 까지 두려움에 고통 떨 것"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10.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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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 한국인희생자(마루타)진상규명위원장 김창권
사진 / XINHUA


내가 731부대의 조선인 희생자를 추적하며 당시 부대원들을 만났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패전 후 일본 731부대원들은 두 부류로 나눠집니다. 전자는 생체실험의 원흉 이시이(731부대장)와 함께 마루타의 생체해부자료들을 들고 일본으로 도주한 후 미국 CIA(미 중앙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에 731생체실험관련 의학 자료를 넘겨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그 댓가로 전범처벌을 면제받거나 가볍게 처리되고 나중에 한국전이 벌어지자 미국과 함께 세균전 실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생체실험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인정을 하더라도 “난 모릅니다!” “기억이 없어요! 다 잊어버렸어요!” “그땐 전쟁이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통해 죄를 용서받으려 합니다. 그러나 난 그들의 눈에서 공포의 흔적과 불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죽는 그날까지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이며 두려움으로 고통에 떨 것입니다.

후자는 전쟁이 끝났으나 중국에 남아 천황에게 충성한다며 마루타를 비롯한 각종 세균전 증거들을 파기하다 소련군의 포로가 된 부대원들입니다. 이들은 시베리아에서 수용소생활을 하면서도 몽매하게도 천황이 그들을 구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포로석방으로 일본에 귀환했으나 열렬한 환영은 커녕, 냉대와 무관심으로 삶의 기반조차 흔들리자 결국 일본천황 및 내각과 군부의 권력욕에 자기들 뿐 만 아니라 전 일본 국민들이 희생양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분들 중에는 일본의 후세를 위해서라도 전쟁피해자들에게 사죄하며 용서를 구해야한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마루타에 대한 증언을 하거나 국제학술대회같은 곳에도 적극 참여하여 비참했던 당시 상황을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것이 자신 뿐 아니라 일본의 후세를 위한 애국적인 삶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난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애국의 꼴통’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우리 조국과 민족의 평화를 지키고 보듬어 나가는 일인가를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난 이 길을 위해 어떤 험난한 일이 닥치더라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린 우리의 안전을 위해 애국을 실천하고 뭉쳐야 합니다. 나만 살겠다고 도망가는 야비한 기회주의자가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단결된 강인한 애국심에서 기인한 국력증강에서만이 우리와 후세를 위한 번영의 길이며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초석이 되는 것입니다.

나는 731부대 희생자 진상규명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전쟁의 참상과 일본의 만행을 세상에 밝히고자 합니다. 나아가 애국과 애족의 정신, 효충예 사상을 전수해 우리 민족의 얼을 되찾고 민족중흥의 초석이 되고자 합니다. 또 내가 바라보는 희망이 젊은 새싹들에게 피어나 늘 푸르른 대한의 아들, 딸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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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권

731부대 한국인희생자(마루타)진상규명위원장,마불개발회장(주), 와인포유(주) 회장, 전 한국조명재활용협회장, 전 금호전기 상임고문, 전 시네마엔터테인먼트 회장.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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