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시저의 아내는 의심조차 받아서는 안됨!?
상태바
[시류칼럼] 시저의 아내는 의심조차 받아서는 안됨!?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10.11 08:09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daum blog, pixabay


은퇴 후 시골 구석에 땅을 사놓고 주야장천 내려가 마음 닦고 도인처럼 지내겠다던 철 없는 아재는 오늘도 분기탱천해 TV며 신문 보기를 작파해 버리곤 이렇게 중얼거렸다.

조카, 내 말 들어봐. 어느 날 밤, 시저의 아내인 폼페이아가 주관하는 보나 데아(Bona Dea, 선한 여신)’ 축제가 시저의 관저에서 열렸대. 그런데 여기는 프라이빗 금수저 여성들만 입장 !’. 하지만 어느 세상에나 망나니는 있는 법. 폼페이아에 맛이 간 클로디우스라는 젊은 놈이 여장을 하고 몰래 폼페이아의 방에까지 들어갔지 뭐야. 그가 왕구라를 깔려는 순간, CCTV 작동! 정체가 드러난 이 놈은 신성모독으로 재판에 회부된다네. 아 폭망! 근데 보통 인간이 아닌 시저, 이렇게 구라치며 역사에 남는 말을 하지.

클로디우스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난 폼페이아와 이혼하겠다. 그 이유는 시저의 아내는 의심조차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오우~ 멘탈 갑, 아냐, 그래도 멋진 말이야. 부인의 행동의 유무죄와 무관하게 의심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이혼했 듯이, 지도층 인사와 그 측근들은 의심조차 받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 아닌감? 하긴 우리 노무현 전 대통령도 멋있긴 해. 남자 중 남자야. 아내와 측근들이 의심 받자 죽음으로 모든 걸 안고 갔잖아?

그런데 시저는 민중파(populares)였다지? 대중들에게 직접 하소연하는 사람들 말이야. 그러고 보니 우리 대통령과 더불어 민주당, 정의당은 시저와 동무하겠네. 벌족파(optimates)는 원로원의 전통적이고 헌정상의 경로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는 정치가들이라고 하니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을 테고. 근데 며칠 전 대통령이 집회를 보고 직접민주주의라 했다는군. 어허! 큰일이네. 직접 민주주의하면 국회나 정당이 필요없게 되는데..., 이를 어쩌나? 국회위원들을 비롯해 정치가들 모두 보따리 사들고 집으로 감?

근데 시저는 왜 살해 당했는가? 종신 독재관을 해먹겠다고 강짜 부리다가 그리 됐다네. 시저가 재간을 높이 사서 법무관이란 요직에까지 임명했던 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가 앞장서서 시저를 죽였잖아. 조카도 알겠지만 그래서 시저가 죽으면서 브루투스 너마저했다잖아. 아무렴 권력에 대한 욕심이 지나치면 꼴 사납게 되는 거지. 그러니 공자도 중용을 지키라고 하지 않았겠나? 이제 각이 좀 나오나 조카!” SW

jjh@economicpost.co.kr

Tag
#권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