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가슴 털컹 내려앉는 매표성 선심 복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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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가슴 털컹 내려앉는 매표성 선심 복지 정책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11.05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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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셔터스톡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1960년대 후반 쯤의 일이다. 마침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됐다. “너도나도 참여하여 민주국가 이룩하자", ”박대통령 일하도록 밀어주자어쩌고 하는 글귀의 선거 포스터가 담벼락이나 마을 회관 게시판 또는 현수막에 붙어 휘날리곤 했다.

이때 쯤이면 마을 이장이 갑자기 주민들에게 강아리처럼 꼬리를 흔들며 살살거린다. 누군가는 가갈갈갈~ 살살이 서영춘같다고도 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오늘 막걸리 한 잔 하러 오소하고 치근덕거린다. 잔치가 열리고 후보자나 그의 아내 혹은 선거사무소 직원들이 와서 일장 연설을 하면서 지지를 호소한다. 사람들은 왁자하게 박수를 보낸다. 이때 쯤 서영춘의 서울 구경이란 노래가 흘러나오고 불콰해진 어른들이 모두 장단에 맞춰 덩실거린다. 당시는 코미디언 서영춘의 전성기였다. 그가 주연한 영화 살살이 몰랐지마담,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허장강이 한 대사)”라는 당대 최고의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시골영감 처음 타는 기차놀이라 차표 파는 아가씨와 승갱이 하네 아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어. 깎아달라 졸라대니 원 이런 질색. 으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서영춘과 허장강의 이야기가 흐벅질 때 쯤 후보를 지원하는 양조장 아들이 아 어르신들 내사마 서울 구경 한 번 시켜드릴까요하면서 장단을 넣는다.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다! 거나하게 취해서 고개가 좌우로 꼬일 때 쯤이면 고무신이나 설탕 한 자루, 담배 한 보루가 손에 쥐어진다. “옴메 조은거!” 어깨춤이 절로 나면서 옳거니받아들고 집으로 향한다. 선거날 아침에는 집 마루에 웬 봉투가 떨어져 있다. 발신인은 물론 수신인도 없는 백봉투다. 그 안에는 남대문이 그려진 500원 권 화폐가 몇 장 들어 있다. 누가 보냈는가 물을 필요가 없다. 보지 않아도 누군지 다 안다. “아 누군지 몰라도 등 따시고 배부르게 해준다니 막 찍어부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각종 매표성 선심 복지 정책이 쏟아진다. 자자체마다 뒤질세라 앞다퉈 청년복지니 노인복지니 저소득층 복지니 해서 국민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을 제 주머니 돈인양 막 뿌려댄다. 마음 약한 사람들은 이러다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처럼 망하는게 아닌가 가슴이 털컹 내려 앉는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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