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도 카메라도 없는 스쿨존, 희생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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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도 카메라도 없는 스쿨존, 희생되는 아이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11.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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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스쿨존.  전국에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스쿨존이 많아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사진 / 임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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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911,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 앞 도로에서 동생의 손을 잡고 건너편 가게에서 일하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9살 김민식 군이 차에 치여 숨졌다.

민식이가 동생과 함께 길을 건넌 곳은 제한속도 시속 30km의 스쿨존. 하지만 가해 차량은 스쿨존임에도 불구하고 과속을 했고 현장에는 신호등은 물론 과속단속 카메라도 없었다. 보호구역이라고 믿고 길을 건너던 9살 소년이 어른들의 무관심과 부주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꽃다운 목숨을 잃은 사건이었다.

민식이의 아버지는 청와대 청원을 통해 "(가해자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규정속도만 지켰더라면, 한번만 주변을 살펴봤다면, 그 차량 위치에서 절대 아이들을 발견 못할 수 없었을 것이다. 뒤늦게 발견했더라도 급브레이크라도 밟았다면 최소한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가 밝힌 것이 있다.

"대한민국에는 공탁이라는 제도가 있어 의도적 살인이 아니라면 제가 개인합의를 거부해도 가해자에게 실형이 1년밖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 과실을 물을 수 있다고 한다. 경찰도 검찰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사람 죽어봐야 운전자 보험에서 나오는 돈으로 합의보고 안되면 공탁걸면 그만이라고 한다".

스쿨존에서 지켜야할 속도는 시속 30km. 현행 법규에 따르면 승용차의 경우 20km/h 이하 속도위반의 경우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5, 20~40km/h 이하 속도위반인 경우 범칙금 9만원과 벌점 30, 40~60km 위반은 범칙금 12만원과 벌점 60, 60km 이상 위반은 범칙금 15만원과 벌점 120점이며 신호 지시 위반의 경우 범칙금 12만원과 벌점 30점으로 정해져 있다.

또 스쿨존에서 어린이 보호의무를 위반해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인명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에서 규정하는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며 이는 보험가입이나 형사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8월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초등학생 보행자의 교통사고 건수가 총 14,618이었으며 이 중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가 1,743, 여기에 22명의 초등학생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 발생의 절반 이상은 운전자가 안전운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일어났으며 시간대의 경우 하교시간에 약 68%의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통계는 '스쿨존 사고가 감소하고 있다'고 하지만 과속을 단속할 카메라 등은 물론 아이들이 안심하고 길을 건너는 역할을 하는 신호등조차 없는 곳들이 많아 아이들이 사고를 당하고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크기에 운전자의 안전운전, 부모들의 안전교육에만 의존해야한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법규에는 인명사고 발생시 처벌을 내린다고 했지만 이 처벌 역시 가볍다는 의견이 많아 사고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스쿨존 교통사고의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민식이법'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 민식이가 살았던 충남 아산이 지역구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민식이법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스쿨존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의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스쿨존에서 교통사고 사망 사건 발생시 3년 이상 징역, '12대 중과실' 교통사고 사망 발생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담자는 내용이다.

강훈식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법은 12대 중과실을 제외하고는 처벌이 어렵고 중과실이 나와도 이번 민식이의 사례처럼 징역 1년 이하의 처벌이 다다. 전반적으로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와 이번에 법을 발의하게 됐다. 전국 스쿨존의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율이 불과 4.88%에 불과하다. 신호등과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는 예산을 이번 국회에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현재 행정안전부 예산에는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이 있으며 지난해에 비해 1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호등, 단속 카메라 설치가 이 사업에 아직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아 현 예산 정책만으로는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리고 정부는 여전히 예산의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CCTV의 설치 주체는 지방경찰관서와 지자체로 되어 있는데 결국 이들의 예산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카메라 하나를 설치하려면 4~5천만원은 소요되는데 지자체가 예산을 마련할 여건이 되지 못한다. 이번에 정규예산이 확대된다고는 하지만 교통안전 표기, 노면 표기, 과속방지 시설 위주로 책정이 되다보니 카메라를 설치할 여유가 없다. 신호등의 경우 예산의 문제라기보다는 좁은 도로 등 도로 여건에 따라 설치가 어려운 곳이 있고 실효성이나 다른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사고가 난 아산 스쿨존은 여건상 신호등 설치는 어렵다고 하고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감독하는 부서가 없다는 지적에 관계자는 이 문제는 어느 한 곳이 주도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대규모 재난이라면 행안부가 주도를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재난 대응이 아니라 사고 예방이다. 지방경찰과 지자체가 하는 것을 경찰청과 행안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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