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당뇨병 합병증(合倂症)
상태바
[靑松 건강칼럼] 당뇨병 합병증(合倂症)
  • 박명윤 논설위원
  • 승인 2019.12.09 12:54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뇨병(糖尿病)

 

사진 / 셔터스톡
사진 / 셔터스톡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 서강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박홍(朴弘) 신부가  지난 11월 9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서울 아산병원에서 선종(善終)했다. 가톨릭 예수회 소속인 박 신부 열결미사는 11일 서울 마포구 소재 에수회센터 성당에서 유족과 성직자, 일반 신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한 후 용인천주교묘지 내 예수회 묘역에 안장되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은 1941년 2월 27일 대구에서 태어나 가톨릭대와 대건신학대를 거쳐 1969년 사제(司祭) 서품을 받았다. 박 신부는 1974년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 영성신학 석사학위를, 1979년에는 그레고리오대학에서 영성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홍 신부는 1989년부터 1996년까지 8년간 서강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필자는 박홍 신부가 2004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장: 대통령) 화해교류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할 때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몇 차례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필자는 1993년부터 2013년까지 민주평통(民主平統) 상임위원과 운영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1년 7월부터 2년간 교육민족화합위원회 위원장(대통령 임명)으로 활동했다.

박 신부는 당뇨병 합병증(合倂症)으로 2년 넘게 신장(腎臟) 투석을 받으며 투병해오다 최근에는 신체 일부가 괴사해 이를 절단하기도 했다.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으로는 눈의 망막에 이상이 생기는 망막(網膜)병증, 신장(콩팥)에 이상이 생기는 신장(腎臟)병증, 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신경(神經)병증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뇌혈관 질환(뇌졸중), 말초혈관질환(당뇨발)이 생길 위험이 높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은 황반변성,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失明) 질환으로 분류된다. 실명 원인 1위인 ‘당뇨망막병증’은 망막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서 망막 혈관벽이 두꺼워져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이로 인해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망막 세포가 죽게 되는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안과병원에서 안저(眼底)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려면 정기 검진이 필수다. 모든 당뇨환자는 당뇨망막병증 임상소견이 없다면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안과 검진율은 매우 낮은 편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1명은 생애 단 한 번도 안과 검사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실제 검진율도 5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발(diabetic foot)은 당뇨병 또는 합병증(신경병증, 말초혈관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족부(足部)의 손상, 즉 ‘당뇨병성 족부병변’을 통칭하는 말이다.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발의 피부 또는 점막조직이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潰瘍)이다.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약 1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발 궤양을 앓게 되며, 그 중 1-3% 정도의 환자는 다리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는다. 

당뇨병(diabetes mellitus)이란 인슐린(insulin)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사질환이다. 혈중 포도당(葡萄糖)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특징이며, 이로 인하여 여러 증상과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에 포도당이 배출된다. 보통 공복 시 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 비율이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본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源)이며,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를 혈당(血糖)이라 한다. 혈당은 췌장(膵臟)에서 생산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glucagon), 두 가지 호르몬에 의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인슐린은 췌장의 랑게르한스섬(Langerhans islets)에 위치한 베타세포에서 생산되며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담당하며, 랑게르한스섬에 위치한 알파세포에서 생산되는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랑게르한스섬’ 명칭의 유래는 1869년 독일의 의과대학생인 랑게르한스(Paul Langerhans; 1847-1888)가 현미경으로 췌장을 관찰하다가 소화액을 만드는 세포들 사이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세포집단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 세포 집단들의 기능을 알지 못했으나 후에 이 세포들이 물질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것이 알려져 발견자를 기리기 위해 ‘랑게르한스의 (작은)섬(islet of Langerhans)’으로 부르게 됐다.

당뇨병의 주요 증상은 다음(多飮)ㆍ다뇨(多尿)ㆍ다식(多食)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포도당은 다량의 물과 함께 체내 밖으로 배출된다. 이에 소변량이 증가하므로 체내 수분부족으로 갈증이 생겨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또한 인체가 섭취한 음식물이 에너지로 사용되지 못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식사량이 증가한다. 하지만 음식을 많이 먹어도 몸 안에서 포도당이 이용되지 않기에 체중이 줄고 쇠약해진다. 

당뇨병은 크게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한다. 제1형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므로 혈당 조절을 위해 평생 하루에 3-4회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제2형은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못해서 발병한다. 이에 제2형은 생활습관 교정이 기본이며, 추가로 약물을 투여하기도 한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약 90%가 제2형에 해당한다.

당뇨병 환자는 현재 세계적으로 5억 명을 넘어섰으며,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를 앓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에는 당뇨병이 세계 7번째 사망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당뇨병으로 진료받은 사람이 2010년 200만5708명에서 2018년 302만8128명으로 8년 만에 102만명 넘게 늘었다. 당뇨 환자가 쓴 연간 진료비(2018년 기준)는 8605억원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2016) 결과보고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에서의 당뇨병 유병률은 일곱 명에 한 명(14.4%)이며, 남성(15.8%)이 여성(13.0%)보다 당뇨 유병률이 높다. 또한 20-30대 ‘젊은 환자’가 빠르게 느는 것이 특징으로 2015-2018년 사이 20대 환자 증가율은 34.5%, 30대는 22.5%에 달했다. 소아와 청소년기에 운동 부족, 영양 과잉으로 인한 ‘소아(小兒)비만이 성인(成人)비만으로 이어지면서 20-30대에서 당뇨병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Korean Diabetes Association)는 자신이 당뇨병인 줄 아직 모르는 ‘숨은 환자’까지 포함하면 환자 수가 5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본인이 당뇨병 환자인 것을 알고 있는 인지율은 74.3%이며, 치료를 받고 있는 치료율은 65.9%, 실제로 치료를 받아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는 22.1%(유병자 기준)로 나타나 당뇨병 관리조절의 문제점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은 약 760만명이 당뇨병으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당뇨병이 의심되는 사람을 포함하면 1000만명에 이른다. 이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8%를 치지하는 초고령사회 일본은 당뇨병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노인 전문병원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의 입원 환자 평균 나이는 80대이며, 뇌졸중, 폐렴, 골절 등으로 입원하고 있지만 50%는 당뇨병을 갖고 있다.

일본인은 아시아인 특성상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용량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칼로리를 과잉 섭취했고, 밥 우동 라면 등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오랜 기간 한 탓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버티던 췌장이 나이를 먹어 지쳐서 쓰러진 상태가 ‘고령 당뇨병’이다. 이에 가능한 한 혈당을 적게 천천히 올리는 식사를 해서 췌장의 피로를 줄여야 당뇨병을 피할 수 있다.

당뇨병은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없어 평생 약물을 복용하며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은 혈당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이므로 혈당 관리를 못 하면 심뇌혈관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또한 환자는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삶의 질’이 추락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당뇨병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당지수(糖指數, GI, Glycemic Index)가 낮은 음식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즉 김ㆍ다시마ㆍ파래 등 해조류, 대두ㆍ아몬드ㆍ땅콩 등 콩류, 저지방 우유ㆍ치즈 등 유제품이 대표적이다. 딸기, 아보카도, 토마토, 오이, 시금치 등 단맛이 적은 과일과 채소가 당지수가 낮다. ‘식이요법’ 만큼이나 ‘운동요법’도 중요하다. 일주일에 3-4일 정도, 하루 30-40분씩 운동하는 게 좋다. 엉덩이와 허벅지, 몸의 중심근육을 키우면 혈당 조절 기능이 좋아지고, 인슐린 작동 효율도 높아진다. 허벅지가 굵을수록 당뇨병에서 멀어지는 셈이다.

일반 성인들은 정기적으로 공복 혈당을 측정하여 100㎎/㎗이 넘으면 당뇨병 전 단계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자신에게 알맞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에 따라 생활한다면 당뇨병을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 SW

Email: mypark1939@snu.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